제24화. 보상과는 다른, 인정의 언어
성과 관리는 리더의 의무지만,
보이지 않는 기여를 인정하는 건 리더의 태도다.
팀을 이끌면서 생각보다 오래 고민하게 된 주제 중 하나는
성과를 어떻게 드러내고, 누구를 어떻게 인정해야 하는가였다.
보상은 비교적 명확했다. 연봉, 인센티브, 직급, 역할...처럼 회사 차원의 제도와 기준이 있었다.
하지만 '인정'은 달랐다.
어디까지를 성과로 볼 것인지, 누구의 기여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그리고 그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떻게 들릴지까지 매번 신경을 안쓸 수가 없었다.
초반의 나는 결과가 말해줄 거라 믿었다.
성과는 숫자로 남고, 숫자는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숫자는 결과만 남길 뿐, 과정과 선택, 보이지 않는 기여까지 담아주지는 않았다.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기까지 조용히 버텨준 사람
위험한 결정을 대신 감당한 사람
작지만 꼭 필요한 일을 묵묵히 채워온 사람
결과가 가능하도록 판을 만든 사람 등
조용히 기여하는 사람일수록 의도적으로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팀의 기억에 남기 어려웠다.
그래서 점점 더 의식적으로 성과의 평가뿐 아니라 ‘기억에 남기는 방식'을 고민하게 됐다.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가 가능했던 이유와 맥락을 함께 남기는 일이었다.
물론 모든 노력을 다 똑같이 말할 수는 없다. 모든 기여를 같은 무게로 다룰 수도 없다.
그럴 수록 더 중요한 건 일관성이었다.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지 않는 것, 목소리가 큰 사람보다 맥락을 만든 사람을 보는 것,
한 번의 성과보다 반복 가능한 기여를 인정하는 것.
'인정'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리더가 무엇을 가치로 삼는지 드러내는 것에 가까웠다.
보상은 회사의 몫일 수 있지만, 인정은 리더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성과로 부르고, 어떤 기여를 기억하고, 어떤 기준을 반복해서 말하는지.
그 선택들이 쌓여 팀은 이 조직에서 어떤 기여들이 의미 있는지를 배운다.
보상이 사람을 붙잡는 조건이라면, 인정은 사람이 계속 기여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일 수 있다.
리더십은 결국 성과를 내는 것만큼, 그 성과를 어떻게 기억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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