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확신을 기다리지 않고 판단하는 법
불확실성을 없앨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결정할 기준은 만들어 갈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리더로 일한다는 건 대부분의 시간을 모르는 상태로 보내는 일에 가깝다.
정보는 늘 부족했고, 상황은 빠르게 변했고, 결정이 필요한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 때문에 리더는 마냥 기다릴 수 없다.
가보지 않은 길, 해보지 않은 결정, 누구도 확신 없는 상황들...
나도 처음에는 불확실성이 두려웠다.
모르는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은 늘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함께 안고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틀린 결정으로 인해 팀과 비즈니스에 위기를 불러올까 두려웠다.
그래서 더 알아보려 했고, 조금만 더 확인하고 싶었고, 확신이 생길 때까지 미루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수준의 확신이 생기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불확실성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리더가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환경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다.
“이게 맞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지금 우리가 아는 건 여기까지다”라고 말하는 것.
그리고 그 상태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팀과 함께 정리하는 일이었다.
나는 점점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이 결정이 틀렸을 때, 감당 가능한가
되돌릴 수 있는 선택인가
지금 미루는 게 정말 더 나은 선택인가
이 질문들은 불확실성을 없애주지는 않았지만, 불확실성 안에서 움직일 기준을 만들어줬다.
결정 자체를 회피하기 보다, 일단 결정한 후 그 뒤의 next step이나 대안을 구상해두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작고 빠른 결정이 크고 무거운 결정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 또한 지속 체감했다.
불확실성 앞에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두려움을 숨기는 것도, 무작정 낙관하는 것도 아니었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되, 그래도 결정은 해야 한다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것.
그 태도가 팀에게 전달되면, 불확실성은 공포가 아니라 함께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다가온다.
돌이켜보면, 좋은 결정과 나쁜 결정의 차이보다 더 중요했던 건 따로 있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판단의 자리에 서 있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끝까지 책임졌는지.
그 경험들이 쌓이면서 불확실성은 불편은 해도 더 이상 나의 가장 큰 불안으로 남게 되지는 않았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여전히 불확실성이다. 게다가 AI 시대에는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도 한다.
따라서 중요한 건, 불확실성을 없애는 기술보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결정할 수 있는 태도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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