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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e Sep 11. 2019

강원국 작가님의 글쓰기 강연 후기

잘 쓴다는 것, 잘 산다는 것

고양시에서는 평생 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고(go)지식 콘서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어느 날 페이스북으로 접한 반가운 소식, 바로바로  '강원국 작가님의 글쓰기 강연'!!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신청을 했더랬습니다.


대망의 당일. 퇴근 후, 내리꽂는듯한 비를 헤치고 어울림누리 공연장에 도착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공연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빛나는 눈빛이 글쓰기를 향한 열망을 짐작하게 해 주었습니다.-그나저나 갑자기 글쓰기가 '핫'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쓰기에 필요한 것


강원국 작가님은 우선 글쓰기에 필요한 5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첫째로 '질문'. 호기심이 곧 주제가 됩니다. 글 쓰는 사람은 문제제기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좋은 질문이 좋은 글을 이끌어 냅니다. 또한 궁금한 것이 나의 지경을 넓혀줍니다. 그러니 멍청해 보일까 혹은 남을 귀찮게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질문을 해야 합니다.


둘째로 '관찰력'. 작가님은 남이 강요한 것에 집중하는 집중력이 아닌, 내가 관심 있는 주제만을 파고드는 관찰력을 강조했습니다.


세 번째로 '공감력'. 글을 쓸 때는 독자와 대화를 한다고 가정하고 써야 합니다. 그렇게 쓰기 위해선 우선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고, 그것이 가능할 때야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있는 글이 써집니다.


네 번째로는 '비판력'. 삶이 술술 풀릴 때는 글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정체되고,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무언가 쓸 거리가 생깁니다. 그때 문제제기를 해보라 조언했습니다. 더불어 작가님은 비판력을 키우기 위해 교육현장에서도 다양한 토론이 오갈 수 있는 관용 교육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로 '전달력'. 단순히 정보전달을 위해 글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현실에 접목해 글을 풀어나가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글은 어떻게 쓸까요?



글쓰기 방법


1. 말하며 쓰기

작가님은  '8시간을 말할 수 있으면 책 한 권이 완성된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본인의 첫 책 '대통령의 글쓰기'도 사람들이 묻는 질문에 답하다 보니 내용이 쌓여 책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평상시 글감을 운전하며 모은다는 팁(?)도 공개했습니다. 덕분에 조수석에 앉은 아내 분이 메모하느라 바쁘다고. 그러나 막상 본인이 조수석에 앉으면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 답니다. 운전에 신경을 집중하며 생각을 흘릴 때,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메커니즘인 것 같다고 스스로 해석하셨습니다.


2. 평상시 메모하기

'글은 한꺼번에 풀어놓는 것이 아니라 미리 써둔 걸 써먹는 것'이라는 게 작가님의 글쓰기 철학이라 합니다. 그는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메모 등으로 평상시 글감을 모아놨다 책을 쓸 때 활용합니다.


3. 한 번에 하나씩

하고 싶은 얘기를 한 문장에 담으면 그것이 주제가 됩니다. 하려는 이야기를 짧게 풀어 배치해보면 그것이 중심 문장이 됩니다. 각 문장을 부연 설명해주는 뒷받침 문장을 만들면 그것이 문단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문단을 재배열해보면 글이 완성됩니다.

하지만 첫 문장은 독자가 글을 읽게 만드는 요인이므로 특히 중요하니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그는 평상시 글을 읽으며 첫 문장 시작하는 방법을 수집해놓길 추천했습니다. 정의, 질문, 인용, 두괄, 일화 등 생각보다 그렇게 종류가 많지는 않다고.


4. 쓰기와 고치기를 분리하기

강 작가님은 자료조사도 '퇴고'의 범주에 넣는다고 합니다. 일단 아는 것만 후루룩 쓰고, 단어 선택, 자료 조사 등의 작업은 퇴고할 때 시간을 들여합니다. "초고는 항상 최악이고, 더 나빠질 수 없기에 퇴고는 고쳐서 좋아지는 재미가 있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도 퇴고는 기본적으로 수십 번 한다고 하니 묘하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5. 생각이 너무 많아 머리가 복잡할 때

일단 나오는 말을 모두 다 쓰고 출력해서 눈으로 보며 정리하는 걸 추천했습니다.


6. 루틴의 힘

이 강연에서도 그의 유머는 빛을 발했습니다. 그는 평상시 마감을 의식하며 야금야금 써 놓고 마감이 돼서야 루틴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일단 편의점에서 청하를 한 병 들이켜고, 단골 카페에 가서 안경을 닦은 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작업을 하면 뇌가 알아서 글쓰기 모드에 돌입한다고.


7. 나만이 쓸 수 있는 글

그는 책을 쓰기 전, 동일한 분야의 책 삼십 권의 목차를 훑는다고 합니다. 보다 보면 모든 책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기본 소재'가 보이고 동시에 나만이 쓸 수 있는 참신한 소재도 보인다고.


8. 이 외에도...

- 글을 쓰기에 스스로가 부족한 것 같아도 도움받을 방법은 많습니다. 그는 어휘력은 네이버 사전으로 보충하고, 문장력은 독서로 보충하고, 구성력은 필사로 보충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창의력은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냐는 질문에 생각에 관한 책을 추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생각의 탄생, 생각의 지도, 생각에 관한 생각, 인지니어스 등. 생각법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요.

- 어떤 글이 좋은 글이냐는 질문에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이 좋은 글이라 답했습니다. '연은 역풍에서 가장 높이 날고, 배는 항구에서 가장 안전하다.'며 두려워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 글이 편파적이 되어 고민이라는 질문에 '모든 글은 자신의 입장이 명확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양비론은 허상일 뿐, 내 입장과 주장이 명확히 드러나는 편파적인 글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많은 이가 글을 쓰고 싶어합니다. 멋진 글로 나를 돋보이게 할 다양한 채널이 많아진 덕분이겠죠.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글을 남기기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틀린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부족한 글솜씨를 비웃으면 어떡하지?'. 강작가님의 이번 강연은 그런 두려움을 떨쳐내고 일단 도전하라는 교훈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계속 부딪히다 보면 어느새 성장한 자신을 마주하게 되리라는 희망과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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