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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면 결재 안해주고, 김대리가 가면 해주는 이유

by 박세니


지금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데 일에 진전이 없고, 쪽박을 찰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드시는 분들은 '정성'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들은 정성이라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나머지 무심하게 대하곤 하는데 설득 전략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요소임을 아셔야 합니다.




정성이란 단어가 추상적이라고 생각해서, '정성이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정성은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사람이 진심과 진정성을 느꼈을 때 여기에 정성을 담았다고 감탄하죠. 정성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 전략의 결정적인 키가 될 수 있어요. 정성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가지 실험 사례를 통해 설명해 볼게요. 사회과학자 랜디 가더는 2개의 그룹을 나눠서 실험을 진행합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설문지를 작성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작성된 포스트잇을 붙여서 설문지를 줬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동일한 문구를 설문지 표지 위에 바로 적어줬어요. 세 번째 그룹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설문지만 건넸죠.




포스트잇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는데요. 포스트잇이 붙은 설문지를 받은 사람 중 무려 75%가 설문지의 빈칸을 전부 채워서 반납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그룹은 48%, 종이만 받은 마지막 그룹은 겨우 36%만 제출했죠.




랜디 가더는 포스트잇이 형광색이라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다시 한번 실험했어요. 이번에는 첫 번째 그룹에 부탁의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을 붙여서 설문지를 제공했고, 두 번째 그룹에는 아무것도 적지 않은 포스트잇이 붙은 설문지를 주었어요. 마지막 그룹에는 그냥 설문지만 제공했고요.




실험 결과는 여전히 동일했습니다. 포스트잇에 부탁의 문구를 적은 경우는 69%가 설문지를 작성했고, 아무것도 적지 않은 경우 43%, 아예 붙이지 않은 경우는 34%만 설문을 작성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연구자가 포스트잇에 자신의 이름을 적거나, "고맙습니다"라고 감사의 말을 덧붙이면, 설문 응답률이 더 크게 상승했죠. 이 실험을 통해 랜디 가너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할 때 정성을 많이 '표현'할수록, 부탁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증명한 겁니다.




포스트잇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된 시간과 노력은 매우 적습니다. 기껏해야 몇 십초 정도가 소모되었죠. 하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들어간 타인의 "정성"을 느끼게 되자, 부탁을 들어주고 싶다는 내적 동기가 커졌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내가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는 거예요. 무엇이든 "정성"이 들어가 있다고 느끼게 한다면 호감도가 상승하리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어요. 가끔 마트에서 설득 전략으로 '어머니의 손맛'이라는 광고 문구를 붙여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이와 관련된 사례를 한 가지 더 알려드릴게요. 음식점에 가면 계산대 근처에 사탕이 놓여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나가면서 입가심을 하라는 의미죠. 행동과학자인 데이비드 스트로메츠의 연구팀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해요. 식사를 마친 손님에게 사탕을 직접 제공했을 때, 서빙 직원이 받는 팁에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확인한 건데요.




첫 번째 실험에서 서빙 직원은 계산서를 갖다 주면서 손님들에게 각각 사탕 하나만 들고 갔고, 팁을 평균 3.3% 더 받았어요. 두 번째 실험에서는 서빙 직원이 각각 사탕 2개를 주었는데, 사탕을 받은 사람이 받지 못한 손님보다 평균 14.1% 정도 많은 팁을 줬어요. 평범한 사탕을 2개 주었을 뿐이지만, 고객은 서빙 직원에게 작은 감동을 느끼고, 좀 더 큰 팁을 선물한 것이죠.




포스트잇과 사탕은 전혀 거창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상대한테 정성을 느끼게 하면, 호감을 이끌어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셨길 바랍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예는 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배달 음식을 시키면 사장님들이 스티커에 감사의 인사를 손글씨로 적어서 주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설령 그게 대량 복사된 문구라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손글씨에 묘한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정성이라는 설득 전략은 거창한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닌 것에 비해 그 효과가 매우 큰 전략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조금 더 차별화를 주고, 고객을 진심으로 신경 쓰고 있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만 유의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성을 표시해 보세요.




0.1%의 정성이라도 매일 추가한다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항상 힘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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