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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니 Jan 15. 2023

더 글로리 실사판, 중학교 3학년 때 40명에게 구타.



“맞은 사람은 기억해도 때린 놈은 기억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어요. 피해자는 나쁜 사람의 폭력에 유린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크게 위축돼서, 그날의 고통이 트라우마로 한 평생 각인되죠. 가해자는 자신의 잔혹한 폭력에 아무런 감흥이 없기에 기억조차 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너무나 불합리하죠. 피해자가 제대로 치유받지 못하면, 평생 아픔으로 남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송혜교씨가 주인공인 <더 글로리>란 넷플릭스 드라마가 글로벌 인기 순위 4위까지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챙겨보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알려주어서 유튜브에서 줄거리를 살펴봤어요. 심각한 학교 폭력 이른바 학폭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동은이란 약하고 여린 여자아이는 친구들한테 고데기로 손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사랑으로 감싸줘야 하는 선생님은 약한 피해자의 호소를 무시하고 오히려 구타하는 참담한 현실을 그려냈죠. 동은이란 캐릭터는 심지어 어머니에게도 버려지며 기댈 곳 하나 없이 오직 복수의 칼을 갈며 살아갑니다.


저 역시 중학교 때 끔찍한 학폭을 당했던 피해자로서 동은이라는 캐릭터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어요. 만약 제가 어릴 때 당했던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었다면 아마도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을 겁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동네 날라리 2명과 시비가 붙었어요. 1:2로 싸워서 이겼지만, 오히려 이게 학폭을 불러 일으키는 화근이 되었죠. 소위 일진들은 저에게 복수할 기회만을 벼르고 있었어요.


중3 졸업할 무렵에, 그 날라리가 약 40명을 데려왔고, 학교 점심시간에 4층에서 진짜 죽어라 집단 린치를 당했어요. 너무 많이 맞아서 얼굴에서 피가 철철 흘렀고 결국 기절했어요. 중간에 더 맞다가 의식이 돌아왔는데 또다시 기절하게 됩니다. 이대로 허망하게 죽는다는 절망적인 생각도 들었죠. 너무나 끔찍하고 참담했어요. 수십 명이 악의를 품고 죽이려고 덤비는데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폭의 무서운 실태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당시 학교가 저에게 실질적인 위로도 해주지도 않았어요. 문제가 불거질 것이 걱정되었는지 별다른 조치도 없었고요. 학교 폭력 주동자의 부모님들이 찾아와서 제 병실에서 '악어의 눈물'을 흘렸지만, 이미 폭력으로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진 저에겐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았어요. 심리 상담 센터에 갈 경제적 여력도 안 되었고, 그저 절망적인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잔인한 폭력이 남긴 트라우마가 어찌나 심했는지 골목에서 날라리들과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방망이질하듯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목 뒤에서 흘러내렸습니다. 당연히 학교에서 공부도 제대로 할 수도 없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기였죠.


그때는 사람들이 너무나 두려웠어요. 이렇게 살다간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았죠. 하지만 너무나도 극복하고 싶어서 용기를 짜냈습니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불량배와 싸우기 위해서 고된 훈련을 시작한 권상우처럼, 저 역시 온갖 무술을 섭렵했어요. 당시에 합기도, 유도, 태권도 등 수많은 격투기를 닥치는 대로 배웠죠.


반복되는 훈련으로 육체가 다부져 졌고, 힘이 생기니까 내면의 자신감이 회복되었어요. 그때 최배달 스승님을 영접했습니다. 일본 땅에서 조선인으로서 수많은 괄시를 받으며, 혈혈단신으로 싸우신 스승님을 떠올릴 때마다 제가 겪은 트라우마가 점점 치유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노력한 끝에 날라리들과 눈이 마주쳐도 괜찮게 되었어요. 결국 학폭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었고요.

저는 어린 시절 죽음 근처까지 가봤기 때문에, 인간이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아픔이 지금 와서는 약한 사람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게 된 계기가 되었고요. 하지만 저는 솔직히 특이 케이스에요. 대부분 학폭 피해자는 마음에 크나큰 멍을 안고 살아갑니다. 평생 음울한 기분을 떨치지 못하고 비참하게 살아가죠.


최근에 아이들의 잔혹한 범죄가 잦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 있어요.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살인, 강도, 추행, 방화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이 3만 5,390명이라고 해요. 그중 만 13세 중2 학생 약 2만 명이 강력범죄를 저질렀다고 하고요. 그래서 법의 보호를 받는 만 10세에서 14세 미만 촉법소년의 나이를 하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어린아이들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어른들이 본이 되어야 해요. 학폭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해서 교육해야 하죠. 여러분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말을 꼭 기억하세요.


남들에게 피해를 주고 평생 후회할 짓은 하면 안 됩니다. 나보다 약한 사람을 만나면 무시하거나 업신여기지 말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주세요. 그들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격려하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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