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볶음

시식회, 음식으로 쓴 시

by 호들갑대장

울홧불 위에 굽은 허리를 볶는다.

비릿한 시절은 공기로 퍼지고 물엿은 악연처럼 끈끈하게 녹아 허리 마디를 조였다.

세월이 흘러 바삭해진 뼈는 잘은 치아로도 바스락 부셔져 한 줌으로 남겠지.

비린 내가 싫다며 모진말을 뱉던 딸은 글자 한톨 안남기고 타버렸다.

혼자 남은 밥상에서 식은 밥 한술과 까맣게 탄 멸치 대가리를 씹는다.

멸치는 똥을 떼야 비린맛이 없다지만 요 며칠 마음이 텅텅 빈 터라 내장은 그냥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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