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회, 음식으로 쓴 시
울홧불 위에 굽은 허리를 볶는다.
비릿한 시절은 공기로 퍼지고 물엿은 악연처럼 끈끈하게 녹아 허리 마디를 조였다.
세월이 흘러 바삭해진 뼈는 잘은 치아로도 바스락 부셔져 한 줌으로 남겠지.
비린 내가 싫다며 모진말을 뱉던 딸은 글자 한톨 안남기고 타버렸다.
혼자 남은 밥상에서 식은 밥 한술과 까맣게 탄 멸치 대가리를 씹는다.
멸치는 똥을 떼야 비린맛이 없다지만 요 며칠 마음이 텅텅 빈 터라 내장은 그냥 두기로 했다.
"진지함을 못 견뎌하지만 나는 항상 진지하다" "호들갑 떠는걸 제일 싫어하지만 누구보다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하루종일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일이 끝나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