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악을 만나다] 록키 OST
2017 정유년, 첫 영화로 극장에서 <마스터>나 <판도라>를 볼 것인가 고민하다, 우울한 정국에 기운이라도 얻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보기를 선택한 <록키>. 그러고 보면 <록키>는 살면서 가끔씩 보게 되는 영화 중 하나인 것 같다. 팍팍한 현실에 지쳐있을 때 보면 힘이 나는 그런 영화 말이다.
- 2017.1.17일 푸샵 블로그에 남긴 글
작년에도 그랬지만 2018년 1월에도 같은 고민. 비록 극장에서 <1987>을 보긴 했지만 어김없이 다시 보게 된 영화 <록키>.
필라델피아 빈민촌에 사는 젊은 청년 록키 발보아는 4회전 복서를 업으로 삼아 근근이 살아가면서 뒷골목의 주먹 노릇도 하고 있다. 시쳇말로 양아치에 흙수저.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짝사랑하는 애드리언이 있고 어떻게든 제대로 살아보려고 애는 쓴다. 그러던 어느 날 기회가 찾아온다. 당대의 헤비급 세계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가 독립 기념일의 이벤트로 무명의 복서에게 도전권을 주기로 것이다. 그 무명의 복서 바로 이탈리아 종마 록키 발보아. 도전자로 선발된 록키는 그 기회를 단단히 부여잡고자 훈련에 돌입하게 되는데....
영화 <록키>는 주연이었던 실베스터 스탤론의 인생과 닮아 있다. 현실에서도 스탤론은 포르노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밑바닥 인생을 살았다. 막막하고 답답했던 현실에 대해
1975년 서른 살의 스탤론은 통장잔고가 106달러에 불과했고 그의 반려견 벗키스를 팔아치울 맘을 먹을 정도로 궁핍했으며, 이제 막 서른두 번째 시나리오를 제작사로부터 퇴짜 맞은 비인기 작가이자 단역배우였다.
라고 회고했다. 그에게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생활고와 앞이 보이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던 것. 그럼에도 한 번 더 도전해보기로 한다. 시나리오 쓰는 법을 독학하며 수백 편의 시나리오를 썼지만 팔린 건 단 한편. <록키>의 시나리오는 그렇게 탄생했고, 수십 번의 퇴짜를 맞은 끝에 제작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스탤론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 번 더 힘을 내보기로 한다. 감독과 주연은 자기가 하겠다고 한 것. 이 무명의 단역배우를 어느 미친 제작자가 감독과 주인공으로 쓰고 싶겠는가? 다시 시작된 끝이 안 보이는 표류. 하지만 끝내 주연만 하는 조건으로 <록키>는 제작된다.
난 보잘것없는 인간이야.
시합에서 져도 아폴로가 내 머리를 박살 내도 상관없어.
15회까지 버티기만 하면 돼. 아무도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거든.
내가 그때까지 버티면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두 발로 서 있으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될 거야.
- 영화 <록키>의 대사 중에서
그렇게 바라던 기회가 찾아와도 두려운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두려운 나머지 시합에 져도 그저 쓰러지지 않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언가를 이룬 것이라고 말하는 록키. 끝까지 버텨내려면 철저한 훈련이 필요하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마냥 버틸 순 없는 것. 강도 높은 훈련 끝에 세계 챔피언과의 대결을 위해 링 위에 올라선 무명의 복서. 피투성이가 되고 얼굴이 터져도, 마지막 15라운드의 종이 울릴 때까지 끝내 쓰러지지 않고 버텨낸 록키. 그의 투지가 필요한 시절이다. 비록 40여 년 전이긴 하지만 영화 <록키>는 우리에게 '끝까지 버티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아침마다 나를 깨워주는 알람의 주인공은 바로 록키의 OST <Gonna Fly Now>. 함께 감상하며 오늘 하루도 끝까지 버틸 힘을 내길 바라면서...
원문: 도전과 끝까지 버티는 것에 관하여 - <록키> OST
참고: 다음 영화 <록키>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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