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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May 05. 2018

로맨스를 꿈꾸듯 달콤해지고 싶은 <달콤한 인생> OST

[영화, 음악을 만나다] <달콤한 인생> OST

2005년 개봉한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 영화 내용을 생각하면 영어 제목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영화다. 영어 제목인 <A Bittersweet Life>를 번역하면 ‘달콤 쌉싸름한 인생'(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이 생각난다). 이병헌은 이 영화가 자신의 인생작이 될 줄 알았을까? 그가 할리우드로 진출할 수 있었던 계기는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 직원들이 칸 영화제에서 <달콤한 인생>을 본 후 이병헌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당시 CAA 측은 이병헌의 연기를 보고 ‘아시아의 제임스 딘’이라며 극찬했다. 이어 2008년 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까지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이병헌은 2009년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으로 할리우드 첫 스크린 데뷔를 성공리에 마치고 할리우드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존재감을 넓힌다. 마치 꿈 같이 ‘달콤한 인생’처럼. 그리고 <달콤한 인생>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김영철은 인생 대사를 남긴다.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돌이킬 수 없다면, 끝까지 폼나게 간다!

7년.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정장 차림의 선우(이병헌)가 자신이 이룬 것을 달콤하게 만끽하는 데 까지 걸린 시간. 정확한 판단력과 냉철하고 빈틈없는 일 처리로 보스 강 사장(김영철)의 절대적인 신뢰와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호텔 매니저이자 해결사다. 룰을 어긴 자는 이유를 막론하고 처단하는 냉혹한 보스 강 사장에게 비밀이 하나 있다. 젊은 애인 희수(신민아)의 존재. 그녀에게 딴 남자가 생긴 것 같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강 사장은 상하이 출장을 떠나면서 선우에게 그녀를 감시해 줄 것을 당부한다. 만약 딴 남자가 생긴 것이 사실이면 처리하라는 명령과 함께.


희수에게 강 사장의 부탁이라며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고, 첼로 녹음장으로 그녀를 바래다주기도 하는 선우. 그렇게 동행과 감시를 병행한 지 3일째 되던 날 희수와 젊은 남자 친구가 함께 있는 현장을 급습해 두 사람을 처리하려 한다. 하지만 보스인 강 사장에게 보고 하려는 순간, 그는 알 수 없는 망설임 끝에 두 사람을 놓아준다. 그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믿으며. 그러나 사소했던 자신의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만든다. 어느새 보스 강 사장의 적이 된 선우는 조직 전체를 상대로 홀로 전쟁을 벌이게 된다. 마침내 강 사장과 마주하게 되는데…

말해봐요. 저한테 왜 그랬어요?


왜 흔들렸을까?

정상을 향해 거친 세계를 살아가느라 한 번도 이성에게 호감을 느껴보거나 사랑을 해본 적 없는 한 남자가 사랑의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선우의 냉철한 이성이 마비되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희수에게서 느낀 알 수 없는 감정 때문이다. 선우 마음에 자그마한 파장이 일어난 것이다. 조직에 잡혀 죽기 일보 직전인 선우에게 강 사장이 묻는다.

너 그런 놈 아니잖아. 도대체 이유가 뭐냐? 말 안 할래? 우리 그만 볼래?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선우는 강 사장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가 없다. 선우 자신도 난생처음 겪어 보는 ‘알 수 없는 감정’ 때문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냉철함이나 이성이 마비되었던 그 순간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생사의 기로에 선 마지막 질문에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알 수 없는 그 감정, 사랑.

영화의 막바지, 총알이 수도 없이 박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도 선우는 힘겹게 휴대폰의 통화 버튼을 누른다.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해 준 그녀, 희수에게. 휴대폰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떨어뜨린 휴대폰을 들 수 조차 없다. 그리고 선우는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첼로를 연주하던 희수를 떠올리며 나지막이 한마디 내뱉는다.

너무 가혹해… (탕!~)

흔들렸던 건 바로, 선우의 마음.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한 남자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자신을 보고 환하게 웃어주는 희수를 보고 어찌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사랑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흔들어 놓는다. 강 사장이 희수를 처리하라 지시했던 잔혹한 마음도, 무서운 보스 강 사장을 만나는 희수지만 남자 친구를 향한 마음도 흔들림이 없다. 흔들린 건 오직 선우의 마음뿐. 그로 인해 맞게 된 파국은 <달콤한 인생>의 형용사 ‘달콤한’이 가혹하고 처절하게 느끼도록 한다.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을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달콤한 인생> 대사 중에서

Romance 그리고 La Dolce Vita…
인생은 달콤하지만, 때때로 가혹하게 다가온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알게 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
신민아의 웃는 미소에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을지니… 
이병헌 인생작, 김영철 인생 대사


■ 달콤한 인생 OST – 유키 구라모토의 <Romance>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문: [영화 OST] 로맨스를 꿈꾸듯 달콤해지고 싶은 <달콤한 인생>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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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다음 영화 <달콤한 인생>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영양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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