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강한 면역을 위한 여름철 슬기로운 운동생활!
5월 시작된 여름이 7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장마 기간이 시작됐다. 장마 전에도 덥긴 했지만 가장 더운 날씨를 알리는 초복이 지났으니 조금 길어진 장마가 끝나고 나면 다시 무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여름은 (야외만큼은 아니겠지만)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라도 운동하기 힘든 계절에 속한다. 고온다습한 날이 많아 몸이 빨리 지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에 운동할 때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 대부분 운동 초보자가 많이 하는 실수이지만, 운동을 오래 한 사람들도 습관적으로 이러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실수들이 쌓이면 몸은 상하게 마련이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도 여름 휴가를 대비해 6월이나 7월부터 급 몸만들기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운동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해 2주간은 가벼운 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 이를 '운동 준비 단계'라고 한다(스트레스의 일반적 적응 증후군이나 트레이닝 주기화 이론에선 이를 '경고 단계'라 부른다). 그런데 여름은 높은 기온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가해진다. 따라서 저강도로 운동을 2주간 시행하면 과도한 체열을 제거하는 능력이 비교적 빠르게 향상되며, 생리적 부담을 줄여준다. 이를 '열순응(Heat acclimation)'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혈장량, 심혈관계 기능, 땀 분비, 피부 혈류에서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동일한 운동 강도에서 더 낮은 심부 온도와 심박수 반응으로 더 쉽게 운동할 수 있게 해준다. 왜냐하면 열순응으로 열 제거 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름철 열 스트레스에 적응하려면 9~14일의 저강도 운동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휴가철 대비 급 몸만들기 하는 사람들은 급한 마음에, 이 단계를 무시하고 운동을 강도 높게 시작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심한 알배김 현상, 체력 저하, 근육 경련, 부상 위험, 과훈련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특히 과훈련 증후군에 빠지면 면역력이 저하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시대에 면역력 저하는 치명적일 수 있다. 아무리 휴가철 급 몸만들기라도 몸을 망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니 미리미리 운동을 해두자!
일정 강도의 운동을 할 때 체내의 혈액은 전신 근육에 집중된다. 이때 전신 근육이 수축하여 다량의 혈액이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심장에 보내진 혈액은 영양분을 받을 수 있는 동맥을 통해 다시 전신으로 보내진다. 그런데 운동 후에는 이와 같은 혈액 순환이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만약 일정 강도 이상의 운동(유·무산소 운동강도 70~80% 선)을 한 후, 바로 휴식을 취하면 다량의 혈액이 정맥에 쌓인다. 그러면 심장에 혈액이 부족하게 되어 충분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기 된다. 이로 인해 어지러움, 구역질, 구토, 쇼크 등 산소 결핍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심장은 갑자기 운동을 멈추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는 뜻이다. 그러므로 강도 높은 운동을 마쳤을 때는 덥다고 바로 쉬는 게 아니라 반드시 정리 운동(Cool Down)을 통해 몸을 가볍게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또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늘려주면 근육에 쌓인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거리 달리기를 한 후에는 한동안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달리다가 걸으며, 호흡을 가다듬으면 된다. 정리 운동은 5분 정도가 적당하다. 정리 운동이 끝나고 스트레칭을 한다. 이때는 근육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유연성을 기르기에도 적당하다.
여름에는 대부분 운동한 후 땀으로 범벅된 몸을 식히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습관은 혈액 속의 나트륨 함량을 낮추기 때문에 땀을 흘렸을 때 물까지 마시면 체내 나트륨양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나트륨 결핍이 아닌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남). 그러면 세포의 삼투압Osmotic Pressure, 침투압이 낮아져 나트륨 대사의 균형이 깨지고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여름철엔 근육 경련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참고: <공포의 근육경련! 내 다리에 쥐가 났어요!!! [운동성 근육경련]>). 일정 강도의 운동을 하고 난 후에는 위장의 혈액이 감소하고 그 기능도 약해지기 때문에 물을 흡수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더욱이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면 세포와 세포 사이에 물이 침투하게 된다. 특히 뇌 조직은 딱딱한 뇌두개골 안에 고정되어 있어서 뇌세포가 팽창하면 뇌압도 상승한다. 그러면 두통, 구토, 경련, 혼수, 심부전 등의 수분 중독 증세가 나타난다. 물이 부족해도 문제지만(참고: <당신의 몸에 물이 부족할 때 일어나는 일 [건강 레시피]>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실 경우에는 뇌 조직뿐만 아니라 위장도 팽창한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대자로 누워 휴식을 취하면 횡격막이 위장에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심폐 활동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정 이상의 강도 높은 운동 중 또는 후에는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지 말고 조금씩 여러 번으로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더운 여름 운동을 끝내자마자 정리운동 없이 단번에 시원하고 싶은 마음에 대형 선풍기나 스탠드형 에어컨 앞에서 바람을 쐬는 사람이 종종 있다. 잠깐 그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길어지면 몸에서 너무 많은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피부 온도를 빠르게 떨어뜨린다. 그리고 신경계통의 반사작용에 의해 호흡기 혈관이 수축하고 코 섬모의 움직임이 느려져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때 호흡기 계통에 기생하던 세균과 병균이 다량 번식하여 감기, 기관지염 등의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코로나19 상황에서 실내 에어컨이 위험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닷가나 강가에서 스포츠 활동을 마친 즉시 물에 뛰어들어 수영하거나 찬물로 샤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피부 온도와 수온의 높은 차이로 인해 종아리 경련을 야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격렬한 운동을 한 후에는 먼저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고, 땀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영이나 샤워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정한 강도의 운동을 한 후 맥주를 마치 물처럼 단번에 마시는 사람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혈액 내의 요산이 급격하게 증가해 요산성 관절염, 즉 통풍(Gout)에 걸리기 쉽다.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요산혈증’에 의해 발생한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물질이라는 뜻으로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푸린(Purine)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된 후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이 요산 찌꺼기가 신장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몸속에 쌓이게 되면 요산결정이 만들어져 혈액 내에 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의 면역계는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게 되면,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통풍이 발생한다. 통풍 환자의 약 90%는 엄지발가락에서 증상이 시작되는데, 이 부위에 요산이 가장 많이 쌓이기 때문이다.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등, 발목, 무릎, 손목, 손가락, 팔꿈치, 어깨 등 모든 관절에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낼수록 급성 발작 증상의 횟수가 증가하며, 부위도 발에서 상체로 점점 진행된다. 그런데 맥주에는 퓨린Purine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통풍에 가장 않좋은 조합이기도 하다. 운동 직후 맥주를 과다하게 마시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일정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할 때는 혈액이 전신 근육과 호흡기 계통 등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의 혈액이 부족하게 된다. 그러면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지므로 운동 후에는 소화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식사를 해야 한다. 그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진 않는다. 더욱이 운동을 마친 후에 즉시 식사를 하면 맛을 제대로 느끼기도 힘들며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 따라서 운동을 마치고, 최소 5분간의 정리 운동 그리고 스트레칭을 한다. 그다음 샤워를 한 후에 에너지 보충을 위해 가볍게 간식 형태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식사를 했다면 반드시 1시간 이후에 운동해야 한다(가벼운 산책이나 천천히 걷기 같은 아주 낮은 강도의 운동은 소화를 돕기위해 오히려 권장한다). 만약 이를 어기고 할 경우 소화는 소화대로 안 되고, 운동의 효과는 얻기도 힘들다. 대신 구토증세, 어지러움 등의 증상만 얻을 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쓰기가 일상화되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것도 바로 운동 중 마스크 쓰기다. 왜냐하면 호흡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중3 학생이 체육시간에 마스크를 쓴 채 1,000m 달리기 측정을 하던 중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던 중 세 번째 사망한 케이스로 그 학생은 N95 방역용 마스크를 쓰고 달렸다고 한다. 마스크 지수가 높으면 방역 효과는 좋아지지만, 호흡이 힘들어진다. 특히 마스크를 쓰고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면 산소 부족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KF94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실제 심폐 능력의 60~70%만 발휘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여름철 운동할 때는 비말 차단 효과가 있으면서 호흡이 편한 일회용 마스크나 덴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도 5월 이후부터 치과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한다(그전에는 면 마스크 착용). 스쿼트나 데드 리프트 같은 운동을 제외하면 호흡에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앞의 두 운동을 할 때는 살짝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다가 모든 운동이 다 끝나고 조금 지나면 두통이 사라진다. 일시적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으로 추측한다. 그러니 치과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할 때도 호흡 조절이 가능한 선에서 운동 강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타인과의 거리가 2m 이상 띄워진 상황이라면 마스크를 살짝 (코까지) 내리고 환기를 시키면서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시는 것이 좋다. 의정부 모 헬스클럽 회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운동을 하다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모두에게 피해를 미칠 수 있다.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시작되고, 휴가철도 다가온다. 슬기롭고 건강하게 여름철 운동할 수 있길 바란다.
덧: 비오는 목요일입니다. 고온다습한 날은 몸이 지치기 쉽고, 운동이 힘들게 느껴집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실내 운동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하시길 바랍니다. (^▽^)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참고: <운동과 스포츠생리학 5판> W. Larry Kenney, Jack H. Wilmore, David L. Costill 지음 | 김기진 외 5명 옮김 | 대한미디어(2014)
참고: <누가 나의 건강을 빼앗는가?> 송티엔티엔(宋天天) 지음 | 박수진 옮김 | 길벗(2006)
참고: <‘통풍’ 맥주가 최대의 적> EMD 메디컬 뉴스, 2018.6.22
참고: <마스크 쓰고 달리다 사망…’마스크 운동족’ 조심하세요> 헬스컨슈머, 2020.5.8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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