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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Jul 14. 2020

공포의 근육경련! 내 다리에 쥐가 났어요!!!

운동은 과학이지 막노동이 아니다 - 4편

'운동은 막노동이 아니다 3편'인 <근육통(알배김 현상)은 나이와 상관이 있을까?>에서 근육경련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다. 

예컨대 마라톤이나 장시간에 걸친 구기 종목 운동이 이에 해당한다. 운동 중에 근육 혈류가 부족하거나 근육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자극받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스포츠는 운동 중에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내 몸의 공포로 다가오는 '쥐'라 불리는 근육경련(Cramp)에 대해 알아보자. 그런데 왜 근육경련을 '쥐가 났다'로 표현했을까? 이에 대한 내용은 <건강의 바로미터 근육 1편: 힘센 생쥐와 거대한 세포>에서 다뤘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영어로 근육은 Muscle로 Mouse(생쥐)에서 왔다. 우리말에는 근육과 생쥐가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밤에 자다가 갑자기 근육의 고통스러운 불수의적 수축, 즉 근육 경련이 있을 때 “쥐가 났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를 보면 근육이라는 말 하나로도 동서양이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쥐'가 한의학 용어로 표기되어 있다. 뜻은 

몸의 어느 한 부분에 경련이 일어나 부분적으로 근육이 수축되어 그 기능을 일시적으로 잃는 현상


이다. 


공포스러운 근육경련 "내 다리에 쥐가 났어요!!!"  

나는 물론 당신 또한 어떤 형태이건 간에 근육경련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경련은 일시적으로 성가신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눈꺼풀 떨림이나 특정 부위의 떨림 등은 그렇다. 근육경련 중 가장 공포스러운 경험은 아마도 한밤중에 자다가 종아리에 쥐가 나는 것이다. 마치 종아리는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수축한 종아리를 펴려고 발끝을 당겨보아도 쉽사리 펴지지 않는다. 운동 중이나 시합 중에 발생한 쥐는 그날의 운동이나 시합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심할 수도 있다. 

근육경련은 근육 기능이 어떻게 중추신경시스템(Central Nervous System, CNS) 작용 및 영양과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좋은 보기이다. 우선 근육경련에 대해 알고 있는 세 가지 사실로부터 시작하자.

1. 모든 근육경련이 동일하지 않고
2. 근육경련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며
3. 이러한 이유로 근육경련을 예방하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이란 없다.


가장 보편적인 근육경련은 하나의 근육군이 수축한 다음 수축한 상태 그대로 남아 심한 통증을 초래한다. 예를 들면 달리기 선수 또는 사이클 선수 종아리 근육경련, 축구 선수의 허벅지 뒤쪽 근육경련, 수영 선수의 발 근육경련, 수면 중 다리 근육경련이 있다. 보통 운동 중, 운동 후에 근육경련이 발생하는 경우를 '운동성 근육경련(Exercise-Associated Muscle Cramps, EAMCs)'이라고 한다.


아직도 근육경련의 확실한 원인과 치료 및 예방법이 규명되지 않았는데, 과학자들에게도 근육경련은 당혹스러운 문제다. 근육경련의 원인은 과도한 열, 탈수, 전해질의 소실, 근육의 피로, 불충분한 훈련, 평소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 등 다양한 이론이 있다. 최근에는 (앞서 얘기한) 중추신경시스템과 근육의 상호작용에 초점이 모이고 있다. 드물게 하지정맥류, 허리 디스크 등의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근육경련에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했는데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다음과 같다. 일부 근육경련은 근육으로의 과다한 신경 자극, 즉 중추신경계의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 운동이 중추신경계의 변화를 일으켜 운동뉴런(Motor Neuron)에 대한 증가된 감수성으로 인해 운동성 근육경련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골격근을 자극하는 운동뉴런이 매우 흥분되고 반복된 탈분극을 겪으면, 제어되지 않은 불수의적 근육수축을 일으킨다. 예를 들면 수영 선수가 수영할 때 발가락을 편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국부적 근육 피로를 일으켜 선수의 발에서 근육경련이 일어난다. 이는 지속적인 알파 운동뉴런 활동과 관련되며, 증가된 근방추(Muscle spindle) 활동 및 감소된 골지건기관(Golgi Tendon Organ, GTO) 활동과 관련이 있다. 

골지건기관과 운동뉴런 [이미지 출처: 구글]

다른 종류의 근육경련은 탈수 또는 탈수와 땀으로 인한 체내 나트륨 상실이 결합하면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는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서 전해질의 불균형(특히 나트륨과 염소)에 의해 발생한다. 기전은 세포간질 부위에서 혈관내로의 체액이동과 관련되며, 결과적으로 신경근육 접합부의 과도한 흥분을 일으키게 된다. 이를 '열성 근육경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878년에 의사들은 미국의 네바다주 금 광산 광부에게서 전신 근육경련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슷한 일이 후버 댐 건설 노동자 그리고 증기선에서 석탄을 삽질하는 사람에게도 일어났다. 이런 모든 경우에서, 노동자가 음료와 소금 섭취를 늘렸을 때는 경련을 방지할 수 있었다. 충분한 수분 섭취, 영양(탄수화물) 섭취, 소금(전해질) 섭취는 탈수, 피로, 소금 상실과 연관된 근육경련을 방지한다. 참고로 소아(6세 미만)의 경우 뇌 발달과 체온조절 기능이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열이 심하게 올라 뇌가 흥분하면 그것이 근육에 전달되어 전신 경련을 일으킨다. 소아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열성 경련으로, 팔다리 근육이 움찔대거나 뻣뻣해지고 침을 흘리거나 눈이 돌아가는 증상을 나타낸다. 


현재 열성 근육경련은 운동성 근육경련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은 온몸에 영향을 주지만, 운동하고 있는 근육들은 단지 경련을 경험하는 근육들이다. 만약 운동성 근육경련이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에 의한 것이라면, 경련은 운동하고 있는 근육만이 아니라 전체 근육에 발생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략) 만약 탈수가 경련을 초래했다면 스트레칭은 경련에 아무런 효과가 없으 것이다. 왜냐하면 어떠한 수분이나 전해질이 인체에 추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파워 운동생리학 10판> 중에서

수면 동안에 일어나는 경련 그리고 운동과 관련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그 밖의 다른 경련은 신경-근육 불균형으로 인한 것일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살펴본 것처럼 근육경련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근육경련의 본질은 운동신경과 근육 사이의 정상적 상호 작용에 불균형이 있음을 시사한다. 근육은 신경 자극에 대해서만 반응하면서 수축한다. 그러므로 지속하는 근육경련은 그 근육과 연결된 신경으로부터의 지속적인, 비정상적인 자극의 증거다.
근육경련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 하나는 탈수와 나트륨의 부족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근육경련 즉, 쥐가 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수축한 근육을 서서히 부드럽게 스트레칭하고 문지르면 혈액 순환이 촉진되어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특히 운동성 근육경련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충분히 스트레칭하고, 영양섭취(전해질 균형과 탄수화물 저장량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운동량과 강도를 파악한 후 운동시간을 감소할 필요도 있다. 일단 근육경련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경련 근육을 스트레칭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근육 수축이 완화될 때까지 스트레칭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심각한 전신 혹은 부분 근육경련은 정맥으로 식염수 주입 및 근육이완제를 필요로 한다. 응급처치로는 나트륨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5~10분 간격으로 섭취해야 한다. 더불어 마사지와 얼음찜질을 이용해 경련 근육을 안정시키고 통증을 줄인다. 


그 밖의 근육경련 대처법으로 약간의 피클이나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지만) 피클 주스를 마시는 것, 겨자 소스를 아주 약간 먹는 것, 바나나 또는 오렌지를 먹는 것, 글루콘산칼슘(Calcium Gluconate)이나 마그네슘황산염(Magnesium Sulfate) 주사를 맞는 것이다. 이들 대처법 중에서 피클과 피클 주스는 일부 과학적 근거가 있다. 피클 주스의 아세트산(Acetic Acid: 식초에 포함된)이 입안과 목구멍의 수용체를 자극하며 이것이 경련 발생 근육으로의 신경 자극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끝으로 2015년 록펠러대학의 화학노벨상 수상자 로더릭 매키넌(Roderick Mackinnon)의학박사와 하버드의과대학의 부르스 빈(Bruce Bean) 교수가 한 연구는 근육경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는 가설이지만 캡사이신(Capsaicin)이나 생강 같은 흔한 향신료 또한 근육경련을 자주 앓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초기 실험의 결과는 대상자들이 운동 전 특별히 제조된 매운 음료를 섭취했을 때 운동에 의한 근육경련의 빈도와 기간이 감소되었다고 한다. 조만간 근육경련 걱정없이 운동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원문: 공포의 근육경련! 내 다리에 쥐가 났어요!!! [운동성 근육경련]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운동과 스포츠생리학 5판> W. Larry Kenney, Jack H. Wilmore, David L. Costill  지음 | 김기진 외 5명 옮김 | 대한미디어(2014)
참고: <현장적용 운동생리학: 바로 적용하는 운동 트레이닝!> Bobby Murray, W. Larry Kenney 지음 | 장경태, 이정숙 옮김 | 대한미디어(2017)
참고: <파워 운동생리학 10판> 스캇 K. 파워, 에드워드 T. 홀리 지음 | 정성태 감수 | 최대혁, 소위영 옮김 | 대한미디어(2018)

참고: <인체 원리> DK 『인체 원리』 편집 위원회 지음 | 김호정, 박경한 옮김 | 사이언스북스(2017)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사이트&SNS: http://푸샵.com페이스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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