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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Jul 22. 2022

우리 삶에 단식이 필요한 이유 - 1편

단식 62시간! 간헐적 단식 사용기 : 몸과 마음의 회복력을 높이는 법

원래는 36시간만 하려고 했던 간헐적 단식이었다.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2월 7일 월요일 새벽 6시, 60시간째 공복을 유지하고 있다. 몸 상태는 평소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이는 새로운 경험이다.


3년 차로 접어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이 종식될 줄 알았지만, 변이에 변이를 거듭해 결국 2022년은 오미크론과 함께 시작했다. 호랑이 기운을 받을 줄 알았던 2022년 1월 첫출발은 몇 가지 우울한 일들로 인해 김이 빠져 3주간 우울 모드로 지내다시피 했다.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해볼 수 있는 설 연휴가 있다는 안도감과 이대론 안 되겠다는 약간의 절실함이 더해 일상을 (리셋이 아닌) '재배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2022년 여름이면 생물학적 나이 오십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태어난 일을 기준으로 50세가 되려면 205일이 남았다. 멋지진 않더라도 후회 없는 205일을 보내기 위해 변화가 필요했다. 


일상의 재배치는 무의식적으로 쌓여 나를 조금씩 갉아먹는 불필요한 습관을 비워내는 것이다. 시간ㆍ운동ㆍ식단ㆍ생각ㆍ관계ㆍ사는 공간에 쌓여왔던 불필요한 것은 비워내고 재배치해, 몸과 마음 그리고 일상을 신선함과 청량함으로 채워 넣기 위해서다. 그렇게 채워진 에너지로 2022년 원하는 목적지로 별 탈없이 가고자 함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는 작심삼일이라는 복병을 만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어떤 시기에 이르면 생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것은 내 삶을 가볍게 만들고 일상을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어리석게도 자신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마치 훈장처럼 여긴다. 모래주머니를 버려야만 열기구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삶이 가벼워야 행복도 올라간다.

- 이의상의 <그냥 오는 돈은 없다> 중에서


36시간 단식을 하려는 이유


재배치 중 하나는 8년간 주 2회 14~23시간 정도 한 간헐적 단식의 변화였다. 2013년 처음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이유는 건강 유지와 생활 패턴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였다. 음식 준비와 식사, 정리 후 식곤증이 사라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에서 해방돼 오로지 생산적인 활동에 쓰고 싶었다.

 

무엇보다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중학생 때 처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하루 평균 다섯 끼를 먹었다. 한창때는 몸만들기를 위해 하루 8번 식사를 하기도 했는데 식비 부담이 꽤 컸었다). 하지만 정작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도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시간에 대한 행위 일체를 재배치하고 싶었다. 

식사 시간을 목표와 상황에 맞게 재배치하고 간헐적 단식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또한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식사에 대한 의무감 그리고 본능적 식욕 사이에서 조금 더 균형을 찾기로 했다. 이는 "평소 식생활에 짧은 휴식기를 도입한다"는 간헐적 단식 본연의 목적을 다시 상기하는 것이다.


8년간 해온 간헐적 단식은 수요일과 토요일만 했다. 수요일은 14~18시간, 토요일은 16~23시간까지 공복 상태를 유지했다. 간헐적 단식을 하는 날 아침은 사과나 감식초를 약간 탄 물을 마셨다. 올해부터는 약간의 소금을 추가했다. 간헐적 단식이 끝나고 첫 식사를 하기 전까지는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과 물을 섭취하는 게 전부였다. 물은 수시로 조금씩 마셨다.

몸과 마음의 회복력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구글]

기존과 다른 재배치는 24시간을 넘겨본 적이 없는 단식 시간을 36시간으로 늘려보기로 한 것이다. 이유는

몸과 마음의 회복력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서다.
이것이 우리 삶에 단식이 필요한 이유이며
그렇게 얻어진 회복력과 시간을 생산적 활동에 더 투자하고 싶어서다.

모든 행동에는 일종의 투자 대비 수익이 존재한다. 이를 투자 수익률(ROI)이라 하며 이는 자원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최강의 단식>의 저자 데이브 아스프리의 말처럼 "단식은 투자 수익률이 아주 높은 행위다." 그렇다면 이틀간의 단식을 통한 나의 투자 수익률은 좋아졌을까? 당연히 좋아졌다. 특히 시간 수익률이 더 좋아졌는데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의 저자 브래드 필론의 말을 들어보자.

실제로 단식하는 날에는 시간이 정말 많다는 느낌이 든다.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자유와 여유를 느낀다. 바로 이때 먹을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외출하고 먹느라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는지 깨닫게 된다. 잠시 먹기를 중단하는 것이 주중에 유용한 짬을 내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 브래드 필론의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중에서

하루 중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시간에서 해방됨에 따라 늘어난 시간은 소비가 아닌 생산적 활동(글쓰기, 산책, 운동, 멍 때리기)에 사용되었고, 집중도는 평소보다 더 높아진 것을 체감했다. 무엇보다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평소보다 더 좋아졌다는 것을 확연히 느꼈다. 이틀간의 단식을 통해 최상의 경험을 한 것이다. 


묻고 더블로 가! | 62시간 단식에 성공하다


2월 5일 토요일 새벽 강릉으로 출발한 이후 24시간 그리고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36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했다. 7시경 해변에서 조깅을 한 후 36시간의 단식을 마치고 아침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몸 상태가 평소보다 더 좋아진 게 아닌가. 

음식 욕구도 생기지 않았고, 몸에 이상 증상도 없다. 글을 쓰는 내내 집중도는 더 올라갔고, 노안이 온 눈 컨디션도 훨씬 좋아졌다. 어차피 48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 일수로는 더블이 된다. 그리고 딱히 식욕 본능이 의지를 앞서지 않는다면 62시간까지도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본능보다 몸의 회복력을 올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고, 몸의 변화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묻고 더블로 가!

기로 했다.

마침내 48시간 동안 공복 상태 유지에 성공했다. 그리고 62시간 동안 공복 유지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면 밤 10시쯤인 데다, 바로 잠을 청하고 일어나기만 하면 62시간 도전도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생각에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도 딱히 음식에 대한 욕구가 생기지는 않았다. 물론 나를 유혹하는 식품이 눈에 띄긴 했지만… 다행히 사지는 않았다(눈 영양제인 루테인을 카트에 넣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긴 했다).

내친김에 묻고 더블로 가! 60시간 공복쯤이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59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 중이다. 5시간의 짧은 수면을 감안해도 컨디션은 평소보다 좋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한 다음 62시간 만에 첫 식사를 멋지게 해내고, 하루를 충만하고 여유롭게 보내자!... 는 생각보다 72시간 단식 도전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하지만 다음에 도전하기로 했다. 먹는 것에 집중했고, 평소보다 더 맛나게 느껴졌다. 이 경험이 내 삶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지 식사를 하면서 단식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 봤다(이 내용은 2편에서 다룰 예정이다).


62시간의 단식 과정 - 토요일


62시간의 단식 과정을 조금 상세하게 들여보다 보자.


2022년 2월 4일 금요일 저녁 5시 30분에 시작한 식사는 6시쯤 끝났다. 탕국과 잡곡밥, 김치 깍두기와 튀김 그리고 후식으로 강정과 어머니가 직접 만든 식혜를 마셨다. 이후 잠들기 전까지 종종 물을 마셨다. 2월 5일 토요일 새벽 4시 22분 기상. 기상 후 물을 마시고 강릉으로 출발하기 전 약간의 구운 소금과 사과 식초를 탄 물을 마셨다.


■ 2월 5일 토요일
[아침] 강릉 도착 후 8시 30분경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셨다. 이후 12시까지는 물을 종종 마셨다.
[점심] 정오쯤 약간의 구운 소금을 탄 물을 마시고 해변 산책을 20분 정도 했다. 이후 저녁 시간까지 물을 틈틈이 마셨다.
[저녁] 24시간째 공복 상태 유지 중이며, 특이 사항은 없다. 당초 계획은 36시간 단식이었기에 식당을 알아보면서 맛난 음식들 사진을 봤지만, 식욕이 생기진 않았다. 그냥 "내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 정도만 들었다. 아침 식단으로 초당 순두부, 점심은 막국수와 만두, 저녁은 수제 햄버거를 먹으리라 생각했다.
[밤] 26시간째 공복 상태 유지 중. 팔굽혀펴기 20개 X 3세트 / 맨몸스쿼트 20개 X 3세트 / 전신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운동을 마쳤다.
[자기 전] 28시간째 공복 상태 유지 중. 10시 30분 자려고 누웠는데 마지막으로 

내 위장이 아주 길고 깊은 꼬르륵 소리를 냈다.
내 생에 가장 길고 깊은 꼬르륵 소리였다.  

마치 음식을 넣어달라고 하소연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굶주림, 허기짐의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좋은 기분만 느껴졌다.

꼬르륵 소리는 왜 나는 걸까? [이미지 출처: 구글]

참고로 공복 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몸이 음식을 원한다고 느끼면 위장은 위산을 분비한다. 위가 수축하면서 음식물 대신 공기가 들어차고, 연동운동으로 인해 공기가 이동하면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나게 된다. 연동운동(꿈틀운동)이란 식도에서 위로 음식물을 밀어내고, 장에서 음식물 속 영양분을 흡수한 후 남은 찌꺼기를 항문으로 밀어내는 운동이다. 


우리는 위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면 '배가 고픈 신호'로 여기고,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꼬르륵 소리가 난다고 해서 배가 고픈 것도 아니다. 이에 대해 독일의 미생물학자이자 <Gut>의 저자 기울리아 엔더스(Guilia Enders)에 따르면 

장이 스스로 청소하고 있다

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건 62시간 공복 상태에서 꼬르륵 소리가 몇 번 날 때마다 배고픔과 허기짐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자의 이야기처럼 장이 청소 중이고 덕분에 몸의 회복력 게이지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62시간의 단식 과정 - 일요일


■ 2월 6일 일요일
[기상 전] 새벽 1시 15분과 3시 15분쯤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올해 들어 처음 겪는 새벽 깸이다.
[기상] 새벽 4시 20분경 기상했는데 피로 증세는 없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일부 통증이 있는 근육들의 경직성이 다소 적게 느껴졌다. 피부 상태는 더 매끈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아주 잠깐 머리가 띵한 느낌이 2번 정도 들었는데 마치 탄수화물 대신 지방으로 에너지를 전환하면서 에너지 정체가 잠깐씩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면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이거나. 약간의 소금과 물을 마신 후 글을 썼다. 


[아침] 아침 6시 50분엔 해변 산책 및 조깅을 약 30분 정도 하고 와서 전신 스트레칭을 했다(해변 조깅 덕에 월요일엔 허벅지 알이 살짝 베겼다[참고: 근육통(알배김 현상)은 운동으로 풀어줘야 한다? 급성근육통과 지연성근육통]). 산책 끝무렵 약간의 설사 기운이 느껴졌다. 약간의 설사와 정상 변이 섞여 나왔는데, 양은 평소의 1/5 수준 정도 되는 듯했다. 인풋이 물밖에 없으니 아웃풋이 적을 수밖에.


아침 7시까지 37시간의 공복 상태를 유지했고, 원래는 36시간을 끝으로 아침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딱히 허기가 지거나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공복 상태 유지 시간을 더 늘려보기로 했다. 


[오전] 38시간의 공복 상태를 유지 중인 8시 20분경의 특이 사항은 눈이다. 눈의 피로가 훨씬 덜하고 또렷하게 보였다. 특히 (같은 공간에서) 어제보다 더욱 좋아진 것이다. 노안이 온 지 2년 남짓 됐는데, 최근 들어 눈의 피로도가 더 올라간 상태였다. 스마트폰을 본다든지 할 때 초점이 잘 안 맞는 증상이 생겼다(아직 돋보기를 맞출 상태는 아니지만 걱정은 된다. 받아들여야 하지만 최대한 관리를 잘하는 수밖에). 어쨌든 기분이 좋다. 눈앞에 펼쳐진 강릉 앞바다를 보며 글을 쓰는데 행복하다. 집중도는 최고다.


[점심] 30분 정도 해변 산책을 했고 허기짐과 음식 욕구는 없다.
[저녁] 48시간의 공복 상태를 유지 중이다. 이 시간엔 강릉 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오히려 평소 대형 마트 갔을 때 느꼈던 식품에 대한 욕구가 훨씬 덜한 것 같다.
[밤] 공복 48시간 이후 밤 7시경 잠시 위가 욱신거렸다. 그렇다고 그 증상이 불편하진 않았다. 오히려 과식했을 때 오는 불편함보다 덜한 느낌이다. 3시간 20분 정도 운전하면서 약간 노곤했지만, 기분은 좋은 상태였다.

(좌측부터) 금요일 저녁 식단과 주말 커피와 물 그리고 62시간 단식 후 첫 식사 [이미지 출처: 푸샵 스마트폰]


단식할 때 물이 중요한 이유: 단식의 최고 보조제, 물! 


앞서 단식은 식생활에 휴식기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즉 음식 섭취를 일정 시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섭취하지 않는다면 비교적 짧은 간헐적 단식이라도 몸에 이상증세가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은 물이 평소보다 5%만 줄어들어도 혼수상태에 빠지고 헛것이 보이기도 한다.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고 최장 40일까지 생존할 수 있지만, 물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주일 이상 생존할 수 없다. 그만큼 물은 중요하다.

■ 수분 섭취량과 배출 횟수 [*일요일 하루 기준. 물은 두세 모금씩 수시로 나눠서 마심]
▶ 1일 총 순수 물 섭취량 = 6.7리터 [평상시 섭취량의 약 3배]
▶ 기타 섭취량 = 아이스아메리카노 2잔과 약간의 소금
[참고: 가장 이상적인 건강음료 '물' - 잘 마시고 있나? ]
▶새벽부터 아침 식사 전
물 500ml와 구운 소금 = 0.5리터 | 소변 및 대변: 각 1회
▶오전 8시~12시
아이스아메리카노(475ml) 1잔 | 물(475ml) 1과 1/2+1+1(구운 소금)=약 1.7리터 | 소변: 3회 
▶오후 12시 30분~6시
아이스아메리카노(475ml) 1잔 | 물(475ml) 1과 1/2+1+1+1+1=약 2.6리터 | 소변: 4회
▶저녁 6시~10시 30분: 물(475ml) 1(구운 소금)+1+1+1 = 약 1.9리터 | 소변: 4회
단식 중에 물을 꼭 섭취해야 하는 이유는 몸에 나타날 수 있는 이상 증상을 미리 방지하고 건강하게 단식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간헐적 단식을 포함해 일정 기간의 단식을 할 때 대부분 두 가지 문제로 실패를 경험한다. 첫 번째는 식욕 억제가 힘들어서다. 단식할 때 나타나는 식욕은 몸에 영양분이 모자라서 생기는 게 아닌 심리적 신호일뿐이다. 특히 평상시 식탐이 많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식욕이 높았던 경우라면 더 그렇다. 다시 말해 단식하면 진짜 배가 고픈 게 아니라 음식에 대한 생각이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것일 뿐이다. 


두 번째는 몸에 이상 증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식 기간이 3일~7일 하는 경우라면 이상 증세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그런데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다. 단식하면서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식욕을 줄일 수 있으며, 어지러움과 탈수 증상 같은 이상 증상을 해결할 수 있다. 그만큼 단식할 때 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단식할 때는 물과 소금이 중요하다. 천연소금에는 나트륨 외에 소량의 미네랄이 들어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

내가 62시간 동안 몸과 마음의 회복력이 높아져 어느 때보다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배고픔이나 허기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물 때문이다. 위에 기록한 수분 섭취량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식 이틀째는 하루 7리터에 가까운 물을 마셨다. 이는 평상시 수분 섭취량의 3배에 가까운 양이며, 배출량 또한 평상시보다 현저히 높았다. 단식으로 인해 음식 섭취를 통한 수분량까지 줄어들었으므로, 평상시보다 더 많은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당연하다.


수분 섭취량이 많아지면 전해질 균형도 중요해진다. 이를 통해 단식 중 해독작용을 최적화시킬 수 있다. 특히 나트륨 섭취가 중요하다. 그래서 62시간 단식 중 물을 마시면서 구운 소금을 함께 섭취한 것이다. 참고로 단식 도중 쓰러지거나 빈혈 증상을 느끼는 것은 물과 나트륨을 부족하게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단식 중 최고의 보조제는 물과 소금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62시간 단식 후 첫 식사 그리고...


62시간의 단식 후 첫 식사니만큼, 평소 보던 뉴스를 끄고 먹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좋은 글귀나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적어두었다. 씹는 소리, 식감, 맛 등... 채소 중에는 평상시보다 더 단맛이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밤고구마의 단맛은 꽤 인상적이다. 단감보다 훨씬 달게 느껴졌다. 견과류도 단맛이 난다. 먹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맛들은 평소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62시간의 단식 후 첫 식사 [이미지 출처: 푸샵 스마트폰]

양이 많아 곶감ㆍ사과ㆍ단감은 반으로 줄여서 먹었다. 사진엔 없지만 꽃가루 1 티스푼, 프로폴리스 1정을 먹었다. 식사에 걸린 시간은 약 25분. 아침에 먹은 식품들은 내 몸뿐만이 아니라 내 몸속에서 공생하는 미생물에게도 좋은 먹거리가 되었으리라(참고: [운동 안내서] 내 몸속 우주 : 미생물과의 공생).


식사를 마친 후 약간 과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식사량이지만 62시간 단식 후에 먹는 양치곤 조금 많은 편이긴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위에서 전해지는 느낌은 일요일 저녁 공복 시 위에서 전해졌던 느낌과 비슷하다. 그런데 차이점이 있다. 공복 시에는 정신이 맑았던 반면, 식사 후는 몸을 노곤하게 만들었다. 물론 둘 다 노곤함이 있었지만, 공복 시엔 금 사라졌고, 62시간 단식 후 첫 식사 땐 과식으로 인해 노곤함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평상시 아침이면 식사 전이나 식사 직후에 대변을 봤다. 반면 62시간 단식이 끝나고 첫 아침 식사 후 50여 분이 지나서야 대변을 봤는데, 약간 묽은 변에 양도 적었다. 대신 평상시 변 색깔이 라떼 색이라면, 오늘 아침 변의 색깔은 아메리카노 색깔이다.


2월 9일 수요일은 간헐적 단식 날이었다. 보통 수요일은 오후 2~3시에 간식을 먹는 것으로 공복 상태가 종료되었다. 이날은 24시간, 그러니까 1일 1식 하는 날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도 늘 유혹하던 식품에 대한 욕구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느꼈다. 이는 단식이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행위가 즐거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과자, 아이스크림, 간편식품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있는 7월 21일까지 수요일과 토요일 간헐적 단식은 며칠을 제외하면 24시간 공복 상태를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먹는 것에서의 해방, 늘어난 시간과 생산성 그리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의 회복력 증가 등. 결과적으로 62시간 단식의 투자수익률은 여러 면에서 높아진 것 같다. 당신도 일상에서 몸과 마음의 회복력을 높이고 싶다면 식생활에 휴식기를 가질 수 있는 간헐적 단식을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어 보길 권한다.


이상으로 62시간 단식 경험에 관해 이야기했다. 2편은 단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뤄보기로 하자. <우리 삶에 단식이 필요한 이유 2편> 바로보기


원문: 우리 삶에 단식이 필요한 이유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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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최강의 단식 : 방탄커피 창시자가 직접 실천하고 정리한 실리콘밸리식 단식법!> 데이브 아스프리 (지은이), 엄성수 (옮긴이) | 북라이프(2021)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 글로벌 건강 트렌드 간헐적 단식 IF> 브래드 필론 지음 | 박종윤 옮김 | 36.5(2013) 
<우울할 땐 뇌과학: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앨릭스 코브 지음 | 정지인 옮김 | 심심(2018)
<Rumbling tummy? It doesn't mean you need to eat - it's your gut cleaning itself!> Mail Online, 2015.5.25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사이트&SNS: http://푸샵.com페이스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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