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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쓸 완벽한 몸 만들기
by 푸샵 Apr 10. 2017

몸, 입금, 삶의 전과 후(Before & After)

자산 목록 1호와 몸의 숭고한 본능

몸은 과학을 통해 그 진실이 드러나는 탐구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어떤 과학으로도 파악할 수 없는 삶의 무늬이기도 하다. - 의사 강신익, <몸의 역사> 저자

단잠을 자고 있던 한 밤 중, 집에 불이 난 걸 알아채고 황급히 몸을 일으킨다. 이미 화마(火魔)가 온 집안을 휩쓸고 있는 상황. 화염과 연기에 정신마저 혼미해지고 있다. 119에 신고는 했지만 당장 탈출하지 않으면 당신의 생명이 위태로운 일촉즉발의 상황. 이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무엇을 들고 나오겠는가?  


나라면 사진첩, 편지, 노트북을 들탈출하겠다(돈? 귀중품? 또 벌면 된다). 이렇게 물건을 챙겨 나올 정도의 화재면 좋겠지만, 죽음의 공포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온 몸이 도망치라고 아드레날린을 뿜어낼 때 나와 당신이 들고나갈 수 있는 건 오직, 그렇다! '몸' 밖에 없다. 몸이 죽으면 모든 게 끝이다. 세상도, 물건도, 추억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신의 모든  담고 있는 몸이 살아야 의미가 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 대체할 수 없는 몸이 소중한 이유다.


몸의 전성시대

이렇게 소중한 몸도 한 때는 천대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몸에 대한 관심들이 어느 때보다 높다. 사람들이 '몸'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몸 만들기' 붐이 인 것은 새천년이 시작된 후부터였다. 외국계 헬스클럽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IT 업계에서 이뤄지던 융합 현상이 헬스 업계에도 일어났다. 저항운동만이 아니라 요가, 에어로빅, 그룹 엑서사이즈, 골프 등을 하나의 헬스클럽에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남대문에서나 팔던 수입산 일색의 스포츠 보충제 시장에도 국내 업체들이 등장했다. '헬스장', '헬스클럽'이던 명칭은 점차 '피트니스(Fitness) 클럽'이나 '짐(Gym)'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 스포츠레저와 건강 박람회가 선을 보였으며, 미디어에서도 몸짱 열풍에 돛을 달아주었다. 이에 뒤질세라 연예인들은 몸 만들기 비디오를 앞다퉈 출시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우리는 몸(body)이 ‘대접’ 받고, 몸에 ‘열광’ 하고 몸이 ‘자산’인 '몸의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하지만 인류의 몸은 급속도로 망가져 가고 있는 아이러니). 미디어나 SNS를 통해 불어대는 S라인, 식스팩, 각종 다이어트와 몸짱 열풍은 유행을 갈아타며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미중년, 꽃중년, 짐승남, 짐승돌, 몸짱 아이돌, 몸짱 연예인, 꿀벅지 등등 몸과 관련된 신조어들이 연예면 헤드라인으로 장식된다. 출판가도 건강, 운동, 다이어트, 몸 만들기 관련 서적들을 쏟아내고 있다. 관련 서적만 연간 약 1천 권 출간된다.


몸, 입금 전과 후

'입금 전과 후'라는 말이 있다. 영화배우들이 작품 계약을 하고 계약금이 입금되기 전과 후의 몸이 다르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일반인들과는 달리 배우에게 있어 몸은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몸으로 말하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다. 작품에 따라 살을 찌우면서 몸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극한으로 살을 빼거나 멋진 근육질의 몸과 매끈한 몸을 만들기도 해야 한다.


배우 몸 만들기 분야에서 크리스찬 베일(Christian Bale)을 따라올 배우가 또 있을까? 영화 <머시니스트>에서 1년째 잠을 못 자고 있는 기계공 트레버 레즈닉 역을 맡아 183cm의 큰 키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55kg까지 감량한다. '입금 후'의 힘이다. 물론 빗대어 한 말이겠지만 그가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영화 배우 중 이렇게 '입금 전후'가 다양했던 배우가 있을까? 크리스찬 베일 ^^b

이처럼 배우가 어떤 몸을 가졌느냐, 몸을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작품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미디어는 혹할만한 헤드라인 제목을 뽑아내고, 사람들은 연신 '좋아요'를 누르며 극찬한다. 배우들만의 이야기라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엔 이런 몸의 'Before&After'가 넘쳐나고 있다.

Before & After!
나는 아직 당첨되지 않은 로또!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몸이 바뀐 후 인생이 확 달라졌습니다.
1. 좌측 사진은 "초고도비만 남성이 '111kg' 감량한 가슴 아픈 이유(영국 더선, 2017년)" - 뚱뚱하다는 이유로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당한 후 살을 뺀 미국 남성 이야기
2. 우측 사진은 "500㎏ 초고도 비만女, 363㎏ 뺀 사연 (영국 메트로, 2015년)" - 어린 조카 살인누명을 벗고 살을 뺀 미국 여성 이야기

두 건의 해외 토픽만 보면 두 사람은 몸의 변화를 통해 인생이 바뀐 사람들이 맞다. 비록 동기는 서로 다르더라도 방치했던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운동과 다이어트로 몸을 짓누르는 불필요한 지방들을 태워버렸다. 초고도비만이 많은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이렇게 몸이 바뀐 이야기는 차고 넘친다.


몸의 진정한 주인   

현대사회에서 한 개인이 ‘어떠한 몸을 가졌는가’ 하는 것이 그 개인의 능력과 잠재성, 사회적 계급적 위치, 나아가 품성까지를 규정한다. 몸은 이제 조절. 통제. 변형이 가능한 하나의 ‘대상’이자 ‘자산’으로서 관리. 정비되고 있으며, 각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표시하는 하나의 ‘기호’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높은 사회적 계급적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운동, 의학, 식이요법, 미용 관리, 규율화된 생활 등을 통해 몸을 ‘관리, ‘통제’하고 있다. – 육체의 탄생 中에서

저자 이영아는 현대 사회의 개개인들이 ‘몸속에 갇혀’ 살고 있는 이유를 찾기 위해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고자 <육체의 탄생>을 저술했다고 밝힌다.

'좋은' 몸은 큰 '자산'이 된다고 믿는 이 시대를 살면서, 나 또한 한시도 다이어트나 미용에 대한 관심을 끊지 못하고, 건강 염려증에 사로잡혀 의학 관련 기사나 지식에 휘둘리곤 한다. 항상 근면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나이를 먹어 갈수록 결혼이나 출산 문제를 염려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기도 한다. (중략) 왜 나는 몸을 통해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몸에 의해, 몸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나는 내 몸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을까?

라고 질문을 던진다. 저자의 고민이 우리의 고민이기도 하다. 몸은 곧 나이기에 소중한 나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도, 인터넷 스타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고 오직 나를 위한 것이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몸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몸을 스스로 위하고 보살피지 않는다면 누가 보살핀단 말인가?


분명 '몸을' 위해 사는 것이 '몸만을' 위해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나만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 아니다. 미디어나 상업적, 경제적 논리에 빼앗긴 몸을 되찾아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 당연하다. 그 역시도 우리가 깨어있을 때만 가능하다. 지금 한번 심호흡을 하면서 생각해보라. 당신은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아낼 자신이 있는지 말이다.


바라건대... 삶의 전과 후

왜 이렇게 ‘몸짱’ 열풍이 부는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접어두기로 하자. <가제: 100년 쓸 완벽한 몸 만들기>는 왜 몸이 소중한지, 100세 시대를 맞은 우리가 몸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를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튼튼한 삶을 살 수 있는 초석이 되는지에 대해서만 알아보자. 그러기에 앞서

인간의 몸을 분해하게 된다면?

이라는 호기심이 생긴다.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물질로 보면 몸은 산소(65%), 탄소(18%), 수소(10%), 질소(3%), 칼슘(1.5%), 인(1%)을 포함한 약 90개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과학자들이 분석해본 본 인간의 몸은

1. 60% 정도의 수분
2. 비누 7개 정도의 지방
3. 7.6cm의 못 한 개를 만들 수 있는 철분
4. 연필 900자루를 만들 수 있는 탄소
5. 2200개비의 성냥을 만들 수 있는 인
6. 한 숟가락 정도의 유황
7. 집 화장실 정도를 칠할 수 있는 석회
8. 그리고 측정할 수 없는 영혼

이것이 전부다. 자산목록 1호로 보기엔 너무 초라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당신이며 동시에 삶이다. 당신과 당신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몸은 살아 있는 동안에 가장 소중한 당신만의 자산! 맞다. 그렇기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관리하는 것은 나만을 위함이 아니다.
바라건대... 몸, 당신, 삶의 전과 후가 아름답기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살다가 수명이 다하거나 불의의 사고로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 할 때... 부디, 비누 7개와 연필 900자루를 남기고 가기보다, 한 자락의 땅을 차지하기보다, 장기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훨훨 자연의 품으로 날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생명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는 세대를 이어가고자 우리의 몸속에 새겨진 숭고한 본능 중 하나라고 믿고 싶다. 나는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오고 있고, 오래전 장기기증 신청을 했다. 훗날 나의 몸이 해부학 실습에도 쓰일 수 있길 희망해 본다. 이것이 나와 당신이 몸을 조금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관리했으면 하는 소박한 이유이며, 100년 쓸 몸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살 때와 죽을 때
살 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
삶에 철저할 때는 털끝만치도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일단 죽게 되면 조금도 삶에 미련을 두어서는 안 된다.
사는 것도 내 자신의 일이고
죽음 또한 내 자신의 일이니
-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참고 1: 푸샵 블로그(http://pusyap.com/8)

참고 2: <육체의 탄생: 몸, 그 안에 새겨진 근대의 자국> 이영아 지음, 민음사(2008)

참고 3: <몸의 역사: 의학은 몸을 어떻게 바라보았나> 강신익 지음, 살림(2007)

참고 4: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스님 지음, 류시화 엮음, 조화로운삶(2006)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 영양 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

http://푸샵.com,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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