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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하 Oct 13. 2021

위기감이 나를 끝까지 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는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위기감이 느껴질 때 쉽게 자책을 하거나(과거) 겁을 먹고 포기한다(미래).

그렇다면 위기감을 현재에서 소화하는 방법은 뭘까?


그냥, 아.. 지금 내가 위기 상태이군... 뭐 이런 식일까?

위기감을 그냥 하나의 신호로 이해하고 내가 지금, 조금 더, 할 수 있는 것을 함으로써 위기를 현재화하는 거다. 물론 몇 번의 노력으로 상황이 달라지지 않지만 일단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있기에 늦었지만 빠른 시작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위로는 내가 위기감을 느끼는 것만큼 남들도 다 그런 순간을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거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이라면 그 위기를 알아채고 정신을 한번 더 차리고자 다짐하고 실천했다는 사실이다.

인생이란 참으로 빡세고, 그래서 재미있고, 그래서 서로에게 친절할 필요가 있는가 보다.    


위기감을 뭉개고 앉아있으면 점차 무뎌진다. 적당히 열심히 사는 자에겐 적당히 괜찮은 날들만이 펼쳐질 것이다. 조금 더 잘해보고 싶다면, 어우 정신 차려야지.


슬기로운 산촌생활 1회 화면 캡처



위기감과 정신 차리기가 눈에 들어오고 나니, 세상엔 이미 많은 훌륭한 이들이 적당히 잘해가지고는 안된다고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작가이자 동기부여 연설가인 존 고든(John Gordon)이 말한 하루를 훌륭하게 보내는 첫 번째 방법이 "해야 한다"가 아니라 "꼭 해내고 만다"라고 생각하는 거라든지.

(출처 : 썸원(someone) 레터 10월 3일 자)




종종 땀을 빼고 싶을 때 실내 사이클을 타는데 초반 5분이 어렵기에 늘 책이나 핸드폰을 들고 시작한다. 그러다 오늘 거의 처음으로 사이클에만 몰두해서 탔다. 늘 적당히 20분을 타면 8.5km쯤을 달리는데 계기판에 집중하며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페달을 돌리자니 까짓것 20분 안에 10km를 달려보고 싶어졌다. 완전히 숨이 헐떡일 만큼 끝까지 탔더니 절대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10km를 20분 안에 달렸다.


그러면서 새삼 깨달았다. 나는 적당히 열심히 사는구나. 뭔가를 끝까지 하는 것은 대학교 입시 이후 그만뒀구나. 생각해보면 이유는 있다. 사회에 나와서 직업을 가지면서 진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쉽게 달성되지 않는 경험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주변의 도움으로 크게 어렵지 않게 성취한 양가적인 경험들이 쌓이면서 점차 끝까지 하는 법을 잊게 됐던 것 같다.

사실 '그렇게까지 해야 해'를 벗어난지도 얼마 안 됐지만, 그렇게까지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걸 이해했고 느꼈다. 조정석의 고백처럼, 열심히 안 했던 건 아닌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내 인생에 무언가를 끝까지, 위기감을 가지고 해 보는 시기를 다시 한번 맞아보려고 한다. 꼭 해내고 마는 인생을 스스로에게 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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