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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Dec 18. 2017

생과사

예전에 인터넷에서 짐 캐리가 했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부와 명예를 갖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게 생각보다 대단치 않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되면 좋겠어요” 물론, 정확히 위의 워딩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위와 같은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다고 기억하고 있다.


참 슬픈 일이다. 오늘도 전도유망한 한 젊은이가 돌아올 수 없는 먼길을 떠났다. 우리 같은 필부라면 누구나 부러워할법한 인생을 살았던 그는 무엇이 그리도 힘들었을까. 얼마나 큰 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을까. 우리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했던 점은 그의 물질적인 큰 성공이 그를 그다지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물질적 성공을 거둘수록 점점 더 그에 종속되어 가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25살의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해 10년간 큰돈을 벌어 다른 일을 하겠다는 한 젊은 사람은 지금 40대의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바람 앞의 촛불이 되어버린 자신의 입지를 탓하며, 주택 융자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쓰는 그의 모습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돈을 벌었지만, 사실 돈이 우리를 소유하고 있는 것만 같다.


행복이라는 대 명제에 도달하기 위해 오늘도 목표를 잡고 열심히 달린다. 마치 소금물을 마시면서 계속 해갈을 원하는 것만 같다.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미지의 목표를 두고 방향키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될 대로 돼라 하는 식으로 그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두려움을 잠시나마 벗어던지기 위해 뭐라도 하고 있다.


오늘도 참 씁쓸하다.


분명한 건 문명의 이기가 그다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속적인 부를 아무리 쌓아 올려도, 아무리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위치에 올라도, 스스로의 마음을 거둘 길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어딘가로 목표지점을 정해놓고 일단 부지런히 달린다. 마치 그곳에 가면 무엇이라도 있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 그곳에 가도 별거 없을 거란 사실을 모두가 이미 짐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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