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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Apr 10. 2018

한계

넌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은 짜증 난다. 그것 만큼 무책임한 말도 없다. 내 상황도 모르고, 내 머릿속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내뱉는 잘할 수 있다는 말. 대체 내가 무엇을 어떻게 ‘잘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또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뭘 어떻게 해야 잘한 것이고, 또 어떻게 하면 못한 것인가?  


그의 추상적인 기준에 모호하게나마 도달했다면 잘한 것이고, 뭔가 마뜩잖으면 못한 것인가? 


내가 뭘 잘하고 뭘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오늘 하루를 살고, 오늘도 뭔가 읽었으며 오늘도 뭔가 경험을 했다. 그런 하루를 한 만 번 정도 해서 지금의 내가 형성되어 있다. 뭔가를 잘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대적이지만, 또 그런 잣대로 남들에게 별로 평가받고 싶지는 않다. 


그냥 나는 오늘 농담이나 따먹고 싶고, 실없는 얘기를 해서 주변 사람들을 웃겨주고 싶다. 그냥 그뿐이다. 


뭔가 제프 베조스처럼 대단한 사람이 돼서 세상을 바꾼다든지, 어떤 떠들썩한 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은 저 멀리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그냥 쓰고 싶으면 쓰고, 대화하고 싶으면 하고, 자고 싶으면 자고 싶다. 


생각보다 고난의 길은 깊고, 그리고 그 길은 너무나 멀어 보여서 별로 가고 싶지 않다. 


그냥 실없는 웃음이 모든 인생의 정수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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