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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Apr 18. 2018

발리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예찬론

발리에서 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사람을 마주치게 된다. 대부분 현지인 아니면 서양인들이다. 한중일의 생김새를 갖춘 동양인은 여기서 좀처럼 많이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강제적으로 '소수자'가 되어보니 자기 객관화가 쉽게 된다. 생소한 타인에 둘러 쌓인 '나'로서 좀 더 선명히 나 자신을 볼 수 있게 된 기분이다.


그동안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직장동료로서의 삶을 좋든 싫든 끌어오고 있었는데 여기선 누구도 나를 모른다. 나는 어찌보면 발리의 돌이나 나무와 같은 존재로서 행세하고 있다.


돌과 나무가 되어보니 나를 좀 더 잘 되돌아 볼 수 있게 된다. 진짜 내 마음에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된 다. 발리의 풍경보다도, 그 어느 자연 경관보다도 내게 내려온 값진 선물이다.


며칠뒤면 휴가도 끝난다.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난 후 오늘을 많이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을 더 선명히 기억하고 싶다. 따사로운 햇살에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햇살을 그저 즐기기만 했던 내 모습을 기억하고 싶다.


억지로 내려놓지 않아도 이곳은 내가 사라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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