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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Aug 27. 2018

실망

고독과 함께한 하루였다. 새벽께 잠을 설친 탓에 오후에 일어나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꽤나 맛있었다. 사실 피자라면 당연히 맛있는 거다. 거기다 파스타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듯 불러왔다.


그리고 집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이불빨래를 하고, 원래 늘 하던 속옷 빨래도 하고, 분리수거도 했다. 늘 그렇듯 일요일 오후는 집안을 정돈하고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독서를 했다. 철학의 탄생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자못 흥미로웠다. 나에 대한 호기심은 곧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그런 호기심을 풀어나가는데서 얻는 쾌락은 일종의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내가 좋아하는 야구 대표팀의 경기를 시청했다. 결과적으로 답답한 승부가 이어지고 실망스러운 패배. 티비를 껐다.


그렇듯 보통의 하루를 보냈다.


이런 일기 같은 글을 에세이랍시고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것이 사실 우리 모두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반드시 이 글을 보고 자신을 투영할 것이다.

그리 놀랄 것도 그리 흥분될 것도 없는 하루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삶은 늘 그렇듯 평범함 속에서 이어진다.

누군가 우리의 평화를 빼앗기 전에는 늘 그렇듯 고요한 시간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런 고독은 즐거울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영겁의 시간만큼 지난한 세월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천혜의 과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불교적 세계관에서 이야기하듯, 우리네 삶은 우리가 규정짓기 나름인 것이다.


밤하늘의 별과 같은 삶을 살고 싶다. 늘 그렇듯 고요하고 청명하지만 아름답게 빛나고 싶다. 그래서 누군가를 밝게 비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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