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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Sep 25. 2018

독서가 가져다주는 의미

사실 책을 제대로 접하기 시작한 건 군대에 복무할 때이다.


군대에서 그대로 머리가 굳는 것도 내키지 않았고, 그저 복무만 하며 허송세월 보내는 것이 아까워서 활자에 집착했다. 인간관계는 내팽겨둔채 매일 짬을 내어 독서와 공부를 하던 시절. 그때 참 많은 책을 읽었다. 고전소설부터 현대 거장들의 비문학 책들까지, 마냥 쉽지만은 않은 양서들을 취향이 이끄는 대로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리고 사고가 트이기 시작했다. 말을 하는 데 있어 논리의 구조가 생겨나고, 글도 이전과는 다르게 체계가 있는 글쓰기가 가능해졌다. 실로 놀라운 변화였다. 이전과는 다른 나로 태어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제대를 하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현실 세계에서 벗어난 단순한 활자 읽기로 내 독서 행위가 변질됨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떤 현실의 해석, 그리고 활자로부터의 현실의 반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 그저 활자, 활자, 활자에 천착하는 나를 보며 지금은 책을 읽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사회경험을 쌓은 지금, 군대 때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양서들을 꾸준히 읽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책 없이 쌓은 경험과 지금 읽는 귀중한 양서들이 한데 어우러져 적절한 하모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전에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교양인’의 기초를 제대로 쌓아가고 있는 기분이다.


책에게 내가 기대하는 것은 단순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사고하여 펼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세계라는 호기심 가득한 공간의 의문점들을 해소시켜 주는 것. 두 개이다.


그저 TV 앞에 우두커니 앉아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또 머리가 근질거려서 TV를 끄고 혼자 조용히 책장을 펼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과, 생각들을 접한다. 기존의 나의 생각과 융화되기도 하고, 튕겨져 나가기도 한다. 그렇게 합쳐지고 분리되고 융화되고 발전하면서 새로운 개인이 생성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나라는 인간에 책이, 활자가 주는 도움은 그야말로 크다.


누군가가 인생 변화를 꿈꾼다면, 나는 매일 활자를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읽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내 안의 세상은 더욱더 깊어지고, 내 밖의 세상은 더욱더 넓어진다. 꽤나 멋있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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