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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Jan 08. 2019

바람이 살랑사랑

거친 바람이 분다. 내 마음도 씻기어 내려간다. 퇴근길은 그토록 고독하다. 홀로 왔다 가는 인생, 누구 하나 기댈 것 없는 모습, 그것이 우리 모두의 이름이 아닐까. 


찰나의 따뜻함은 홀로 있는 어두움을 더욱 증폭시켜준다. 낮의 햇빛과 밤의 어둠이 극명히 대조된다. 우리네 삶도 이와 같아서 무대 위가 화려하면 할수록 혼자 있는 고독의 시간이 더욱더 짙어진다. 이는 지극히 상대적인 것이다. 


이런 간극을 못 이겨낼 때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어차피 찰나에 불과한 삶이다. 조금 더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존재한다면.


우리가 찬미해 마지않는 누군가의 삶도 세세히 들어가면 비참하다. 누군가에게는 하이라이트고 누군가에게는 질척거리는 진흙밭이다. 하지만 그런 상대성을 비추어 억지로 행복감을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모두 고독하고, 또 스스로에게 침착한다. 그래서 숫자로 내세울 수 있는 삶이 각광받는지 모른다. 그것은 쉽기 때문이다. 그것은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의 기분은 제멋대로라서 하루에도 먹구름과 햇살이 여러 번 반복된다. 때로는 먹구름과 햇살이 겹쳐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때는 3분의 1과 3분의 2만큼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삶에 젖어있을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의지할 것인가.


답이란 건 없다.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우리네 삶은 너무나 보잘것없다. 운명론으로 환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실제로 우연히 태어났고 우연히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시니컬한 나의 대답이고,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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