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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May 16. 2019

천재가 되지 못한 삶

나는 아둔하다. 매일 공부를 하고 매일 책을 봐도 아는 것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누가 티비에 나와서 혹은 유튜브 채널에서 속 깊은 얘기를 할 때 괜히 주눅이 든다. 왜, 나는 저 인간들보다 똑똑하지 못할까? 그런 자괴감이 종종 들기도 한다.


혹자는 나보고 똑똑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것은 어림없는 소리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지적 열등감은 점점 더 심해진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내 안의 구멍은 더 커져 보인다. 그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 정도이고 싶은데, 익지도 않았는데 고개만 숙이게 되니 당황스러운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생은 포기해야겠다. 어떤 천재적인 두뇌로 인류에 큰 발자취 남기겠다는 어설픈 생각은 일치감치 접어두고 밥벌이나 제대로 할 걱정부터 해야겠다. 매일 성장하지 않으면서 자존심만 센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매일 조금씩 공부하며 어차피 작은 키이지만 조금씩 성장시켜 나가야겠다.


미래 어떤 순간이 오면 그래도 제법 자란 키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렇게 키가 커지면 커질수록 죽음에는 더욱더 가까워지니 아이러니한 노릇이다. 현명해지면서 점점 더 젊어질 수는 없는 걸까. 늘 성장하지 못해 괴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이 드는 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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