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처음 보는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적당한 침묵’을 허용한다. 이전에는 처음 보는 사람과 어색함을 참을 길이 없어 무슨 말이든 내뱉고는 했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할 말이 떨어지면 적절한 침묵을 통해 상대방을 느끼고 분위기의 조화를 맞추는 여유가 생겼다. 마치 오케스트라가 서로 간의 선율을 조정하듯이.
아마도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생각과 독서, 취미 생활과 인생 경험으로 다져져 있다고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대화 주제든 어느 정도는 넓고 깊게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 상대방에 맞춰 혹은 나의 기호에 맞춰 이야기를 꺼내고 잘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독서와 취미 생활은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어떤 화제든 대응할 수 있는 여유와 처음 보는 사람 혹은 여러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갖게 되었다.
침묵은 자신감이다. 내가 공백을 굳이 채우려 하지 않아도 '나는 매력적인 사람이다’라는 것이 자연스레 은은하게 보여지는. 좋은 신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