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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Mar 08. 2020

마음

마음이라는 것은 참 야속하게도 움직인다. 가능성이 없을 때는 그렇게 간절하더니, 막상 때가 다가오자 요지부동 움직일 줄을 모른다. 그냥, 모든 사람은 다 그런 것일까.


특별히 욕심을 안 내고 살다 보니 오히려 이곳저곳을 통해 기회가 종종 생기는 것 같다. 근데 오히려 욕심을 버리다 보니 이것저것 다 부질없게 느껴져서 솔깃한 제안이라도 내 마음은 복지부동, 움직일 줄을 모른다. 


글도 그렇다. 마음속에 간절함과 복잡함이 깃들 때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글을 써야만 속이 풀리던 게 이제는 짐짓 모른 체하고 살다 보니 글을 언제 썼었는지 잊어버릴 지경이다. 모든 간절하고 우울해야 행동으로 추동되는 법인데 요즘은 특별히 걱정도, 이렇다 할 욕심도 없다 보니 확실히 예전에 비해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생각 자체가 사라졌다.


문제라고 해야 될까? 하지만 신기한 점은 내가 지금 이 삶에 꽤 만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삶에 현실성이 더 가미되어 위험하고 복잡한 일은 굳이 시도하지 않게 되니 안정감이 진일보한 느낌이다. 안정감 속에 설렘을 좇는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마음이 무척 여유롭고 좋다. 좋다는 말은 corny 한 표현이지만, 지금 이 순간을 수식하기에는 이 표현보다 더 적당한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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