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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Mar 15. 2020

책이 책을 불러오다

나는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그저 끌리는 대로 책을 선택하는 편이다. 아무리 내 인생에 객관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끌리지 않는다면 몇 장 펼쳐서 보다가 이내 접어버리곤 한다. 그런 식으로 책이 ‘수단’이 되면 책을 읽는 ‘쾌락’이 이내 사그라들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서 ‘알게 되는’ 재미와 ‘깨닫는’ 재미를 수단으로써 얻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 문장에 천착하고 집중하는 과정 속에서 얻어내는 재미가 있는 법이다. 그 문장을 읽어내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작가와 함께 긴 문장을 호흡해내며 느낄 수 있는 고유의 재미가 있는 것이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인용하거나 추천하게 되는 책들이 있다. 그러한 책들도 검색을 해서 보다가 마음에 들면 구매해서 읽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저자가 좋아하는 저자를 찾아서 읽어보고, 또 생각해보고, 이런 와중에 내 생각도 몇 센티씩 자라나는 것이다.


그렇게 끌리는 독서를 하다 보면 내 안의 세계가 생겨나고, 또 변용되고, 자라난다. 그렇게 생성된 고유의 세계는 넓고 깊으며, 한편으로는 수용에 열려있다. 생각의 수많은 단계를 밟아나갔기 때문에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논리가 있고 근거가 있든지, 혹은 피상적이거나 천박하든지. 그런 것들을 조금씩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독서가 가져다주는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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