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 배웁니다 Mar 03. 2020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온 나라가 코로나로 휘청거리고 있다. 나 또한 코로나로 인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사무실이 아닌 집에 틀어박힌 채 업무 아닌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데,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부유하고 있는 게 영 좋지 못한 모양새다.


그러던 와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이 ‘업’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더 알아야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기획자라는 용어는 매우 범용적이고 광범위하게 쓰인다. IT 서비스를 만드는 기획자 또한 그 직군의 광범위함이 어마어마하게 커서,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직무를 나누자면 끝도 없을 지경이다. 기획자를 부르는 다양한 명칭은 이를테면 아래와 같다.


-       서비스 기획자

-       사업 기획자

-       Product owner

-       Product manager

-       Program manager

-       Project manager

-       프론트 기획자

-       백앤드 기획자

-       UX 기획자

-       시스템 기획자

-       운영 기획자

-       구축 기획자

-       에이젼시 기획자


각 명칭으로부터 요구되는 역량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또 명칭은 동일해도 회사마다 부서마다 다른 역할을 부여받기도 한다. 어떤 곳에서는 개발적인 역량을 많이 요구하고, 어떤 곳에서는 프로젝트 관리 능력, 또 다른 곳에서는 사용자 경험, 또 상황에 따라서는 모든 능력을 고루 요구받기도 한다.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 해야 되는 것일까? 이것이야말로 답이 없는 문제이다. 아마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기획자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면서 오늘도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 끝에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데, ‘호기심을 멈추지 말고 끌리는 분야를 계속 파자’가 그 결론이다. 결국은 모든 방면에 대해서 모든 지식과 능력을 갖추기란 불가능하다. 어차피 특정 분야에는 나보다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이들이 한 트럭의 100배만큼은 존재한다. 어떠한 분야를 학습하더라도 끝이 없을뿐더러,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나오고 트렌드 또한 계속해서 변화하니 배움을 멈출 길이 없고, 최소한 sync-up 혹은 반 발자국이라도 앞서 나가려면 본인이 끌리는 것을 찾아서 본인만의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내가 믿고 있는 인생관과도 결이 맞아떨어지는 이야기인데, 결국 어떠한 정량적인 수치만을 기준으로 무언가를 위해 달려가다 보면 쉽게 지치고, 동력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각자가 갖고 있는 환경적 이점은 무엇이고, 또 본인이 끌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align 하여 본인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전략에서도 유리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결국은 크고 작을 뿐이지 기획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스쳐 지나가게 된다. 백앤드 시스템을 기획한다고 해서 유저 시나리오 설계를 경험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프론트 기획을 한다고 해서 API 구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되지도 않는 법이다. 하지만, 조금 더 관심 가고 끌리는 주제가 있을 것이고 그런 것에 집중해서 꾸준히 파다 보면 본인만의 무엇이 나올 것이다. 그것이 본인의 경쟁력이고,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무엇’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진짜 실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