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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May 25. 2017

나를 버린다는 것

드라마에서 감동적인 장면을 보았을 때, 마음이 움직임을 느낀다. 이때 나는 그 감동적인 장면 속의 주인공이 되어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구와 일체화된 경험을 공유한다. 이는 ‘연결’을 뜻한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타인과 연결되어 있고 그것을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서 문득문득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타인과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거대한 자연으로 존재한다. 결국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서로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오늘의 언행 하나가 행동 하나가 세상에 던져지면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변형되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결국 전 우주는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세상일에 너무 슬퍼할 것도 너무 기뻐할 것도 없다. 우리는 그저 하나의 객체가 아닌 우주의 일부로서 존재할 뿐이며, 우리의 성취감도 슬픈 마음도 곧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흘러가버리고 안정감을 찾는 것은 하나로서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우주의 자연스러운 속성의 규칙을 우리 모두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이별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더 이상 내 사람이 아닌 것도 아니고 함께한다고 하여 내가 그 사람과 어떤 보이지 않는 끈으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어떠한 시간을 공유하고 그것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그러한 행동은 두 사람뿐만이 아니고 타인에게도 영향력이 전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때로는 연결되고 때로는 분리된 것처럼 느끼기도 하며 인간은 삶을 영위하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어떠한 의미를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삶은 그냥 삶일 뿐이라는 것이다. 계속해서 삶은 이어지고 또 언젠가는 끝나게 되고 그런 와중에 자연과 우주와 끊임없이 교감하고 때로는 사이가 멀어졌다가 때로는 가까워지기도 하고, 우리는 이런 와중에 공기와 자연을 맘껏 느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숙제이며, 그것만이 삶이 우리에게 내려준 유일한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늘 영속적이고자 하는 바램은 좌절되고 마는데 그것의 당위성을 깨닫고 나면 결국 모든 것이 ‘지나감’이다. 그리고 ‘함께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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