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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Sep 04. 2017

진정성

요새 래퍼 우원재가 핫하다. 순수 아마추어 래퍼 출신인 그가 쟁쟁한 프로 래퍼들을 제치고 힙합 경연 프로그램인 ‘쇼미 더 머니’ 결승까지 진출했다. 나 또한 쇼미 더 머니 애청자이기 때문의 그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는데, 확실히 그는 다른 래퍼들과는 다르게(전혀 비하 의도는 없다. no offence) 진정성 측면에서 본인만의 울림을 갖고 있었다.


발성이 좋고, 전달력이 좋고, 가사가 좋고 뭐 이런 요인들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주목했던 것은 그에게서 느껴졌던 ‘진심’이 아니었나 싶다. 영화를 보고, 책을 보고, 음악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와 진짜 연기 잘한다’가 아닌 ‘진짜 그 사람’처럼 느껴져야 진짜 배우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래퍼도 본인의 랩과 자신이 혼연일체가 되어 대중 앞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지 진짜 래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도 우리 스스로를 때때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진짜 ‘나’로 살고 있는지. 내가 상대방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할 때, 한마디라도 건넬 때, 우리는 ‘진심’을 갖고 이야기하는지, 혹은 그저 어떤 수단으로써,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말을 건네고 있진 않은지, 만약 그렇다면 그런 자신의 모습은 세상 사람들이 이미 눈치채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종의 약간의 위화감이라고나 할까, 그런 것은 분명히 느껴진다. (물론 잘 숨기고 드러내지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완전히 숨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할 때는 운동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좋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제대로 느껴가며, 펌핑이 되는 기분을 제대로 즐길 때 진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대화를 할 때는 대화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좋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 공통점을 찾거나 추억을 얘기하면서 서로 들뜬 기분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즐길 때 진짜 ‘대화’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할 때는 독서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좋다. 활자를 읽는 즐거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 논리를 쌓아나가고 내가 모르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다른 측면을 발견했을 때 얻어지는 즐거움 그 자체에 집중하여 글을 읽어나가는 것이 진짜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일을 할 때는 일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좋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이 일을 하게 되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이일을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편리해지는지, 이 일이 나의 가치관과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지, 제대로 일을 알고 성취해냈을 때의 즐거움을 알면서 일하고 있다면 그것이 진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을 할 때는 사랑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좋다. 너의 눈을 바라보았을 때, 너와 계속 함께하고 싶을 때,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한마디 한마디가 가치 있을 때, 그냥 함께 있기만 해도 좋을 때,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공기가 달라질 때,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무리 진짜 ‘무언가’를 하더라도 늘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항상성을 갖고 있는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도, 일도, 독서도, 대화도, 운동도, 그리고 그 무엇도 다 각자의 부침이 존재한다. 늘 그렇게 즐겁지만도 몰입되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때때로 ‘그렇게’ 몰입할 수 있음을 알고 또 몰입했었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진짜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자연스레 ‘몰입’하게 됨을 깨닫고 그런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고자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억지로 하지 말고 ‘진짜’가 되었으면 한다. 짧다면 짧은 인생, 너무 그렇게 타인의 욕망, 개인의 위신, 세상의 시선에 맞추어 살지 않고, 그래도 오늘 하루 나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과 행복감을 주는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한다.


행복은 어떤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지만 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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