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보고서

J-사랑해요라고말해요

by 다듬

확인되지 않은 중재, 끌어안기

실제할 수도 있으나 입증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책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없이 아이들과 끌어안았다.

내가 너를 보는 만큼 나를 열심히 보지 않는 너를 보면서,

일단은 큰 소리로 너를 만나서 반갑고 너를 만나서 즐겁고 너를 만나서 무조건 좋은 감정임을

무조건 내세웠다.

항상 시작과 끝은 감정이라는 정체를 여과없이 드러내기,

그리하여 네가 어떤 식으로든 자기 감정도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만들기

그것이 나의 목표였다.


보통 병원에서 어떤 결과를 듣고 달려온 엄마들은 몹시 불안하다.

병원에서 내주는 결과는 상당히 냉정하기 일쑤다.

의사는 아이를 얼마나 볼까.

임상심리사가 언어치료사가 본 후에 숫자로 보고된 아이의 상태,

그들은 만4세도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아주 객관적인 이름표를 달아준다.

정신지체, 자폐, 당장이라도 장애진단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런 객관적인 접근과 수용이 시급한 경우도 없지 않다.

임상에서 내가 만난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자폐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아니, 내 주변 우리 주변 어디든 어느 정도의 사회성이 결여된 듯한

타인과의 관계형성이 어색한, 메마른 감정이 주요한, 나 밖에 있는 모든 것이 공포스러운

어떤 말들을 가져다 붙여도 자폐적이라는 말이 가진 스펙트럼은 말 그대로 지나치게 넓다.


나는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말씀드렸다.

너무 놀라지 말고, 아이를 재촉하지 말고 아이가 지닌 강점을 믿고 천천히 가자.

병원시스템은 이러저러하고 진단은 객관적일 수는 있으나 정밀할 수는 없을 수도 있다.

가능성을 발굴하고 잘 자라나게 하고 많이 사랑해주자.

인지능력이 나쁘지 않고 좋아하는 뭔가가 분명히 존재하는 아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그 이상이 필요한가.


잘 살 수 있도록 미숙하기에 아이니까, 우리가 아이를 사랑해주기만 하면 아이는 활짝 열릴

꽃일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사랑이 물이고 태양이니까...

아직 활짝, 이라는 말까지 달아줄 수는 없다.

그러나 본인이 능동적으로 눈맞춤을 열심히 하고, 그날의 기분을 말하고, 욕구를 드러낸다.

문득 헤어지는 날 선생님을 사랑해요 라고 말해요, 한마디 남기고

나처럼 우는 시늉을 하며 나를 위한 슬픔을 드러내고 그렇게 떠나간다.


가장 좋은 편지를 받았다.

'누구보다도 우리 아이를 사랑해주셔서 힘이 됩니다'

나는 변변치 않은 치료자다. 그러나 사랑할 줄 아는 치료자다.

최고의 찬사다.


#언제든#다시보고픈#우리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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