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옆오막살이

지금도 서울을 관통하는 기차가

by 다듬

아현에서 서울역을 향하여 걷던 중,

땡땡땡땡,

소리와 함께 빨간 불이 깜빡이며

기차가 지나갔다.

가까이에서 보면 기차는 느리고 그래서 한심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커다랗고 막막한 벽처럼 무섭다.

나는 신기하게 구경했다.

그 순간에 사람들은 정지화면처럼

잠시 여유롭게 그 벽을 마주하며 멍하다.

유년기,

내가 가장 오래 살았던

풍향동 그 집에서는 기찻길이 멀지 않았다.

오가며 기차 덕에 멈춰야 했고

부주의한 취객이나 서투른 아이 몇이

기차에게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리,

아련하게 덜컹덜컹 어떤 지점을 밟고 지나던

기차가 내던 소리는 급하게 나를 평화로운

유년의 순간으로 냉큼 움직이게 한다.


마법에서 깨어난 듯, 차와 사람들이 급하게

가던 길 간다.

자주 오진 않겠지?

돌아서다가 한번 더,를 속으로 외친다.

어랏! 금방 다시 땡땡땡땡

이번엔 무궁화호다.

어디로 가는 걸까, 나도 저 안에 담겨있고 싶다.


그 자리에서 세 번이나 기차를 구경하고 걷기 시작하는데, 파란 캡틴체어에 앉은 사내아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벌겋게 상기된 표정,

기차를 좋아하는구나.

엄마는 기다려준다.

종일 봐라,

그 좋아하는 기차, 이런 자세다.

아이 속도에 맞추어 기다려주는 훌륭한 엄마,

그럼 계속 고맙습니다.


행인257번 나는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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