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나를 들뜨게 하는가

by 다듬

8세 무발화 케이스란

상당한 불안을 야기한다.

그러니까 태어나서 6년을 구어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가 영원히 발화에서 제한적일 수도 있음을 예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나를 뒤흔드는 아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금요일 마지막 케이스라 그런 줄 알았다.

당연한 일이다. 들뜨지 않을 수 있는가, 금요일인데 어디든 떠날 수도 있고 달릴 수도 있는 약간은 야만적 본능이 스멀스멀 치고 올라오는 때 아닌가.


아니었다. 바로 그 아이가 주는 설렘이었다.

어마어마한 용모가 아니다.

고분고분 순한 기질이 아니다.

뭔가 대단한 성과를 기대할 만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너다.

다소 통통하고 상동 행동이 심하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도 뒤로 휙 고개를 돌리는

그냥 너다.


너랑 소통하고 싶다.

너랑 말이든 뭐든 방법 묻지 않고

너랑 통하고 싶은 이 꿈틀거리는 감동이다.

너를 만나고 싶다.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는 이 대단한 선물 같은 아이,

응답하듯 아이는 자발적으로,

내가 삼백 번쯤 외친 그래 좋아, 라는 말에서

그,만 빼와서 들려주었다.


10년이 훌쩍 넘은 밥벌이에서

이런 즐거움이라니, 나를 아는 당신들이

부러워할 만하다.

고맙고 사랑한다.

P




#네가느리면#선생님이빨리#네가밀치면#선생님이더강하게끌어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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