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사와 헤어지기

나는 처음부터 종결을 말한다

by 다듬

흡족하다.

어떤 아이에게서 의미 있는 눈빛이나 한마디 말을 들으면 그 순간, 나는 충분하다.

어떤 연령에 얼마만큼을 획득하느냐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누구든 닿을 수 있다면,

그 부분을 자주 겪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고작이다.

나는 되도록 치료를 권유하지 않는 치료사다.


센터 운영자들은 난감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터뷰할 때 늘 말한다.

엄마와 치료사,

누가누가 더 잘하나 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접근할까를 잘 논의하는 일에 초점을 두겠다.

무슨 선언하듯 무조건 주 2회, 땅땅땅 이런 식으로는

말한 적 없다.


지금까지 아이와 어떠했는가를 평가하고

달리 해볼 만한 가정 내 환경을 살펴서 변화 후에

아이 반응을 보고 달라지면 그대로 하시라,

장애유무를 떠나 아이와 접촉면이 가장 넓은 건

늘 엄마다, 아빠다, 가족이다.

가장 길게 아이를 관찰하고 가장 깊게 사랑해준다.

마음과 몸이 충실한 그들이 진짜 만나게 되면,

치료는 어리둥절하게 무미건조하다.


다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면

그날의 나는 가장 만족이다.


코로나 2년 단순 언어지연 케이스가 많다.

다양한 요인이 아이들을 방해해왔다.

취약한 이들이 가장 빨리 무너진다.

무너지면 덜컥 겁이 난다.

엄마도 겁나고, 무섭고, 다급하다.

엄마에게 무조건 넌 대단해야 해, 엄마니까를 강요하는 일은 폭력이다.


일단 무조건 엄마는 늘 훌륭했음을 덮어놓고 칭찬하자.

겁내지 말고 하나씩, 잘 바라보기와 잘 들어주기만으로

아이는 쑥쑥이다.

정서와 발달이 각각의 상자에 담긴 것이 아니라,

사랑과 집중이 모든 유기적, 화학적 반응으로

아이를 격려하게 된다.


빨리 헤어지자.

선생님과는 빨리 헤어져서,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그 분야를 키워내자.


#모든양육자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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