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모든 행동이 느리다.
당연하다.
살과 근육, 그에 수반되는 힘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은 몸이다.
쌀과자를 먹기 위해서
그 껍질을 뜯는 데 전력투구를 하고 계신다.
다시 아이의 모습으로
미숙하고 서툴고
다만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알아도 안 되는 단계로 내려간다.
나는 아빠랑 먹을 때마다 운다.
모든 순간이 고군분투라는 사실을 눈치채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보내야 한다.
열심히 많이 드세요,
콩국수 면발을 가득 드렸다.
많다고 투덜투덜,
젓가락질은 용이하지 않고
욕심껏 면을 욱여넣지만 잘 씹히지는 않고
주르륵 미끄러져 내린다.
다시 입안 가득 면을 채우고도 어찌 입을 움직이나,
거의 씁씁 빨아보기도 하시고
이내 놓치고 만다.
내가 한 그릇을 최선을 다하여 느리게 먹어도
아빠는 절반의 절반도 드시지 못한다.
땀방울까지 맺히는 노력,
집중과 긴장이다.
당신에게는 밥 한 끼도 임무다.
비로소 아빠가 국수 한 그릇을 해냈다.
나는 아이들에게 하듯이 아이구 잘 드셨네, 우리 아빠
크게 칭찬을 드린다.
아빠는 미안해한다.
느린 속도와 많다고 투덜거리심에 대하여
그리고 또 오래 걸릴 양치를 하러 들어가신다.
아이가 밥을 잘 먹으면 칭찬하듯이
내 배가 부르듯이 보기만 해도 흐뭇하듯이
아빠의 밥도 마찬가지다.
나무늘보는 생존하였다.
느리지만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아이의 발달과 노인의 생존은
같은 모습으로 다른 이유로 공존한다.
응원하고 격려하고 무엇보다도 함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