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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Sep 08. 2022

엉엉, 울었다

참 눈물은 많기도 하다

시작, 통증

머리 위에 돌망치를 든 난쟁이가 들러붙어서 

온 몸을 때린다. 

처음에는 장난치듯이 시작하였으나

그 강도가 거칠어지고 순식간에 난쟁이는 묵직해졌으며

심지어 돌변하여 시뻘건 불기둥 망치로 바뀌기까지 딱 하루였다. 


시도때도 없이 가래가 목에 턱 걸리어서

호흡을 방해하는 착각에 빠져서 혼자서 꺽꺽 거리다가

종국에는 온 장기에 들러붙어 그네들까지 끄집어 내려는 듯이

걸리고 또 걸리고 또 걸리고 

토악질을 할때까지 결코 이 끕끕함이 해소되지 않았던 이틀, 

결국은 겨울이불까지 내와도 춥기만 했던 

아침과 낮과 저녁, 

시간과 요일을 가늠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문득, 

엉엉 울고 말았다. 

말만한 성인을 이렇게 쥐락펴락 집어던지는 통증이

노인에게 또 아이에게 갔으면 어떠했을까, 

하물며 말을 못하는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까, 

목놓아 울기 시작한 나에게 달려와 묻는 녀석에게

우리 애들 진짜 아팠겠다...진짜 너무 미안한 거 아니냐. 

아이들은 괴로울 때 거부하 때 바지에 볼 일을 보거나 

목놓아 울다가 토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뭐라뭐라 그 거부와 고통의 순간을 보고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몸부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밖으로 내어놓아야 할 때, 

마음껏 들어줄 귀와 열심히 읽어줄 눈, 

갈급증이 난다.

부족하다. 

왜 고작 눈과 귀는 둘씩만 있나.  

우리는 누구 아니, 모두에게 그 눈과 귀가 되어주자. 


#약기운에코로나증상보고#이또한지나가고#그만울고소등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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