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누가 넘어진다
가서 어깨를 냅다 밀어버린다.
누가 맞고 있다.
근처에 있던 유리병을 맞고 있는 이를 향하여 던진다.
누가 피를 흘린다.
상처를 짓밟아준다.
누가 죽어간다.
냉소하며 한번 더 찌르고 만다.
타인이 신음할 때, 약해질 때, 죽어갈 때,
끝없이 그 얇아진 몸과 마음을 짓이기는 무리들이
흔한 요즘이다.
가장 두려운 존재가 사람이었듯이
가장 나중까지 믿어야 할 존재 역시 사람일 수밖에 없다.
부디 이 신뢰가 산산조각나는 날이 오지 않기를
그리하여 나도 자연인이다로 도망가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