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침묵을 선택하는 아이들이 있다.
제법인데... 감탄하는 쪽에 속하는 아이들이기에 속상하다.
한글을 읽고 쓴다, 물론 다소간 오류는 있다.
수 개념을 알고, 새로운 사물을 느리지만 익혀나간다.
날짜와 날씨와 사람을 향한 애정이 있다.
느닷없는 박장대소가 있다.
기쁨이나 즐거움보다는 어색을 무마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다.
심한 사춘기가 있다.
거들먹거리거나 비논리적인 거짓말이 있다.
긴 대화나 어려운 주제를 극도로 피하려고 한다.
돌이켜보면 그들에게는 수없이 많은
대화 좌절 혹은 대화따돌림의 순간을 마주하였을 터,
그들에게 너그럽지 않았던 그 장면에서
좌절과 포기의 또 다른 얼굴이,
침묵이라는 전략을 강권하였다.
나는 그들에게 친구이고 동료이고 부모가 되어주고 싶다.
나 정도의 대화 상대 한 명을 저 바깥에서 한 명만 만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침묵 아닌 시행착오를 전략으로 세워보자고
설득한다.
그래야 난 치료실에서만 잘하는 아이,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지치면시작되는새로운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