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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Nov 26. 2022

간헐적 단식보고

이러다가 날 수도 있으려나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였다.

2주 차에 접어들었다.

6시간 먹고 18시간 단식한다.

엄빠집 15층과 우리집 8층과 두 일터 4층과 7층을 죄다 계단으로 오른다.

뭔가 먹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더 긴 단식을 택한다.

주말마다 여행이었다.

하루 한 끼에 소주가 등장했으나 엄격한 절제는 유지해보았다.

먹고 나서 반드시 두 시간은 움직였다.

정확하게 2.5킬로가 빠지자 몸이 좀 가벼워졌다.

밀가루와 설탕, 액상과당을 멀리하고 탄수화물을 줄였다.


녀석의 동참이 무엇보다도 단단히 한몫을 한다.


우리는 우리가 전부잖아.
누가 우리를 챙긴다거나 염려하거나
그럴 수 없으니
우리는 스스로 건강하게 늙어가야 해


과자와 라면 그토록 마시던 탄산음료를 끊고

내가 싸주는 도시락과 단백질 간식으로 하루 한 끼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실은 안 먹는 일이 생각보다 좋은 건,

그만큼 덜 버리게 된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서 모든 걸 얻는다.

지지고 볶고 치울 시간을 좀 더 읽고 걸을 수 있게 된다.

냉장고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쌓이는 음식물의 무덤이었던 과거를 반성하게 된다.


소소하게 먹을 때의 희열이 생겨난다.

뭔가 적어놓고 보니 심하게 거대한 척하고 있는 듯하다.

그저 그간 살아온 풍경과 조금 다른

순간을 겪고 있을 따름인데 말이지.


어쨌든 날개가 돋아나거나 뭐 약간 공중부양을 하거나

기적이라도 발생하면 다시 끼적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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