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쓰다가 사건이 나고
뭔가 쓰다가 달려나갔다.
누가 아프고
누가 어디 가고
누가 죽었다.
쓰고 있다가,
아 삶은 쓰다,라고 중얼거렸다.
시집한권 안 들어가는데 가방이 기능을 할까,
나도 모르게 꼰대발언을 하고 말았다.
아니다,
삶이 겁났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분주하고
나의 아가들은 무럭무럭 커간다.
이렇게 살다가 가자.
같이 사는 그 아이와 다시금,
이렇게 살자고 다짐한다.
다같이 웃을 수 있도록 하자.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낡아가는 페이지에게 다정을 고하자.
정정당당하게 죽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