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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Oct 13. 2023

아빠

안녕?

대단히 반짝이지는 않았으나,

나름 멋진 바다처럼

내내 눈에 담아두고 다시 추억할 만한

사람,

아빠가 고인이 되었다.

2023여름문을 닫아주셨다.


아빠생신에 시작된 고군분투가,

가을문을 열지는 못하고 떠나가시네.


우리는 철저하게 가족끼리장례를 치루었다.

조카들이 왔고,딱 거기까지만이었다.

소위 산 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발걸음을 없앴다.

노인들 움직이면 젊은 사람들 대동해야하고,

그들의 시간 빼앗지 말라,아빠유지대로

우리는 따른다.


혼례나 상례에 계좌를 내미는 그런 초간편시대가 싫었다. 조화들에 으리짜한 사람들이름 내거는 일 역시 유치하다여겼던 터라, 이 고요하고 정갈하며 우리끼리 다정한 의식이 좋았다.


입관할 때 어쩐지 따수울 것만 같은 손 잡아드렸고,

얼굴 만져드렸고 억지스러이 하는 건 거의 없이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우리는 메모리스톤으로 변신한 아빠를 집으로 모셨다.

그 어디도 아닌 아빠집으로...

아침저녁으로 아빠한테 말을 걸고 보고한다.


우리만큼 슬프고

우리만큼 그를 잘 알 수는 없기에...

사람들의 책망은 외면한다.


아빠를 끌어안고 손잡고 고맙다,

우리아빠 장하다, 훌륭하다,

그래도 나는 후회없다.


남은 몫은 엄마의 안녕이고

 살아있는 이들이 계속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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