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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Jan 02. 2024

폭설과 폭주

모든 일은 의로움으로 종결되기를

늘 모든 일들이 벌어진다.

동시에 어쩌면 또 그 정도는 늘 벌어진다는

끄덕임이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무릎수술을 하셨다.

남자는 직장을 그만두었고 나는 시급이 좀 올랐다.

조카는 캐나다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고 독재와 김대중다큐를 보고 뜨겁게 울었다.

세상이 시끄럽다.

권력과 세력, 돈과 욕심들이 끓어 넘치고

괴이한 논리와 칼부림이다.


그리고 눈이었다.

신나는 아이들과 피곤한 아빠들이 사방에서 눈사람을 순식간에 만들어낸다.

모두를 덮어버린 건가 싶은 순간

모조리 녹아내린다.


폭주를 덮을 수 있다고 믿는 자, 어리석다.

눈사람은 금세 사라지고 포근한 한 해가 시작이다.

시를 읽고 쓰고 아이들과 나누는 한 해가 될 테다.

많이 걷고 뛰고 엄마손을 잡는 한 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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