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세요와 보고 싶어요 언저리
나를 묻는 아이들
3년쯤 만난 아이다.
가끔은 나를 공격하고 그러다 울고
가끔은 와락 끌어안고 그러다 우는
그런 아이.
최소한 나의 이름과 만나는 요일과 이 공간을 아는 아이.
문득 자리를 잡고 앉더니
아주 기이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누구세요.
묻는다.
나는 어디 머리를 부딪치듯 띵하다.
대화의 기본은 특히나 우리 아이들은 인지할 수 있다면 빠르게 알고 모름을 밝히라 가르쳐왔다.
그래야 흐름을 유지하며 함께 할 수 있기에.
나는 휘청인다.
부처 앞에 손오공처럼 누구냐는 질문에 할 말을 잃었다.
나는 누구인가.
너의 질문에 나는 우선 두 손을 내어 잡는다.
적어도 우리 사이 신뢰를 확인하기 위하여.
따숩다.
되려 내손을 다독여준다.
보고 싶어요.
우리 노래할까?
드디어 주춤 자리 잡은 미숙한 선생이 한마디 한다.
아이가 웃는다.
모든 질문에 오답이란 없다.
마주 보고 있고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다면...
우리에게는 함께라는 무기가 있기에.
올해를 관통하는 질문을 얻는다.
제대로 답하지는 못했다.
나는 누구일까.
#질문#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