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새해시작풍경

여느 때와 같이

by 다듬

새벽에 기상하여 책상에 여백을 만들어냈다.

아싸, 책 읽고 글 쓸 여지가 생긴 것이다.

베란다에서 동이 터오는 방향을 보았다.

불편한 자세로 손톱을 깎았다.

조금은 영양에 문제가 있나, 생각했다.

잠시였고...


엄마한테 떡과 계란을 얻어다가 떡국을 끓였다.

약 5킬로쯤 걸었고 라테를 마셨고 괴괴한 시를 읽었고

올 한 해를 위한 작심삼일계획들을 백개 적었다.


집에 돌아와 하얀 밥을 지었고,

카레와 프라이를 해서 밥을 먹었다.

열무김치가 적당하게 익었고,

묵은지는 훌륭하게 깊은 맛이었다.


뭔가를 더 먹자고 자꾸만 칭얼거렸으나,

다행히 물리쳤고,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시작한다.

과하게 젊은 톰행크스와 맥라이언,

운명을 이야기하는 영화라니,

다소 꿈만 같은 일이다.


영화는 꿈만 같은 일이다.


올 한 해도 이렇게 살자,

우리가 대단한 운명은 아니지만,

말도 안 되는 꿈만 같은 순간은 얼마 없지만,

소소하게 배를 채우고 함께 걷고

잔소리하며 즐겁게 웃으며 살아가자.


내일은 가벼운 샐러드를 준비하며 하루를 열게.


부디 무사히 한결같이 살아가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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