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울기 직전의 표정,
아이는 삐죽삐죽 거리 더니
"선생님, 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싫거든요,
나는 똑똑해지고 싶지 않거든요...."
이거야 난감하다.
평소 말이 많은 아이도 아니거니와
장난감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인지
놀이의 수준이 한참은 어린 친구다.
상당히 수동적인 대화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보다 적극적으로 바꾸는 것이 최고로 목표인 아이인데
난데없이 눈물에 훌륭한 사람 타령이라니,
분위기가 포착된다.
아이를 만나는 어른들의 대사가 그랬겠지.
똑똑해 지기 위해서 치료를 받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학교를 가고
열심히 해라.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이 되지.
그런데 훌륭한 사람이 뭔데,
훌륭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
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에 대한 답변을 과연 그들은 주었을까.
추상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지금 나는 4학년인데 이런 수준의 책을 읽어야 하느냐는 물음을 만들 수 있는 아이인데
그 책을 해결하지 못하면 좌절하는 감정을 가지는 아이인데
진짜 숨이 턱 막힌다.
그러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하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한 개인에게는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말할 필요도 없다는 말이지.
어떤 아이에게든 어떤 삶을 주든 어떤 삶을 그릴 수 있도록 격려를 하든
어느 정도는 어른들의 책임이다.
내 일에 대한 질문,
선택, 교육, 언어, 만족 등의 단어들로 이루어진 질문을 하는 아이
한편으로는 대견하다.
어쩌면 하산하여라... 넌 이미 훌륭한 어린이다라고 말해주고 싶어 진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 그냥 어쩌다 보니 내가 선호하는 사물들 몇 개를 쥐어 잡고
세상을 헤쳐나가고 있을 뿐,
뭘 알고 뭘 깨달았다고 자신할 수 있었나.
나는 이미 훌륭한 사람이 되기는 포기하고 있어라고 솔직하게 말해주기는 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