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

서두르지 말자

by 다듬

최대한 느리고 지루한 횡보를 스스로에게 설득하는 중이다.

워낙에 제 속도를 지니지 못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나의 일이란,

이 느림보보다도 더 느리고 여린 아이들을 마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일반적인 평균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할 때 부모는 애가 탄다.

잔잔하거나 대단한 발달을 바라는 부모의 바람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서 눈에 띄지 않거나 혹은 월등한 실력에 눈에 띄기를 바란다.

한없이 느리거나 어른의 눈에는 멈추었다고 평가된다면 좌절과 슬픔 이어서 자책이 따른다.

평균이나 발달지표는 어쩌면 부모로 하여금 윗줄에 나열한 부정적 감정들을 배가시키는 척도가 된다.


모든 면에서 느린 아이,

어쩌면 너는 너를 꽉 움켜잡고 그 안에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무서울 수도 있고 아플 수도 있고 아직 결심이 서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 어떤 움직임이나 소리들이 너의 신경을 거슬렸을 수도 있다.

커다랗게 보이거나 지나친 소음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너는 한걸음 떼고 세상으로 나오는 일이 모든 공격에 노출되는 듯이 여겼던 것이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지켜봐 주는 일이다.

기다려주고 격려해주는 일이다.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떨 때 웃고 어떤 순간이 되면 손을 내밀어 주겠니, 속삭여주자.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고 배척하거나 목놓아 울음을 터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기서 네가 원하는 속도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근심할게.

언제라도 필요하면 말해줘.

두 손을 활짝 벌리고 너를 환영하고 안아줄게.


#우는 아이에게 화내지 말고 느린 아이에게 재촉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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