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수 있어, 한숨자고 가자
아이가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일곱살아이,
작지 않은 몸이지만 스르르 잠이 들었다.
보육시설에서 자라난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조심스럽다.
이들은 모두를 엄마라고 부르거나 누구에게도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들은 우리라는 말을 빈번하게 사용하면서도 그 어떤 어른에게도 곁을 내어주지 않는다.
3년을 넘게 만났다.
처음에는 울기바빴다.
근원적인 외로움을 몸에 달고 있다.
낯설은 사람을 만나 뭔가를 한다는 사실 자체에 가지고 있는 공포를 그냥 눈물과 떼쓰기로 표현하는 듯했다.
말도 하지 않았고 웃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놀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때 나는 나 혼자 신나게 논다.
신나게 놀면서 아이의 몸이든 마음이든 어디든 좋으니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그런 범주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웁게도 마음을 열어준다.
입도 열어준다.
단어와 문장과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 일이 무엇인지를 깜빡 잊고 그냥 아이와 깔깔거리고 웃고 있다.
아이가 잠이 들었다.
토닥토닥
우리는 요즘 의성어와 의태어를 배우고 있다.
라임이 살아있는 말들, 받침음이 많은 말들을 연습해야 명료도가 올라간다.
말속도가 빠른 아이들에 섞여서 한마디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하자, 가 학교가기 전 목표이다.
뭔가 또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걸까.
달라졌거나 새로운 뭔가가 아이를 습격했음이 분명하다.
그래,
잠시 눈감고 자자.
이 10분 시간 너를 안아주고 토닥인다.
백설공주, 흥부놀부 모르면 어떠냐.
지금 너는 졸리웁다.
눈물겹게 무거운짐이 하루아침에 떨어졌으니 좀 쉬었다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