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에서 기본기는 잘 듣기다.
물론 빠른 응답이 힘든 경우가 적지 않기에 잘 들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기다려줘야 한다.
답하려고 준비했는데,
곧 말하려고 했는데,
냉큼 아이의 말을 가로챈다면
그런 장면이 반복된다면 입을 다물 것이다.
본인이 하는 말이 효용성이 없다고 스스로 체념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와 친해지고 서로를 잘 알아가는 일이 최우선이다.
너는 느리고 무감하다.
그러나 귀쫑긋을 함께 한 후 곧잘 기억하고 뒤늦게 써먹는 스타일이다.
일과나 근황 대화는 늘 벌어진다.
이때는 퀴즈처럼 질문을 던지면 반응이 빠르다.
자, 오늘은 어떤 요일입니까?
금요일입니까.
금요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좀 어렵습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주저주저하다가 정답을 알았다는 듯이 내손을 만지작거리며,
우리가 만나는 곳입니다.
또또또 울 뻔했다.
다음 질문도 분명히 하기는 했다. 점심메뉴, 날씨, 기분
허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더 이상 기억을 할 수가 없다.
대체 시간 부사, 사회 부대시설 이름 이런 어휘력들이 인간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나,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을 알았으니, 또 어딘가에 있는 우리와 잘 살아갈 준비는 완료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