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고 이쁘고 커다랗고 세모난 거에요
무엇이 되고 싶을 때,
아니 무엇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할 때
그래 우리는 명사를 내밀게 된다.
주로는 직업을 의미하는 말들이 주욱 나오게 마련이다.
아이는 리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게 7살이었을까,
몹시 수줍게
풀려가는 파마머리를 만지작거리다가
빨갛고 이쁘고 커다랗고 세모난 거에요.
그게 뭔데
리본이요, 리본이 되고 싶어요.
리본이 되어버리면 이모가 너를 볼 수 없잖아.
그래도 그런 리본이면 나는 아주 좋을 것 같아서요.
그렇게 떠나가버렸다. 리본이 되고 싶다던 아이는 공부를 하다가 가끔씩
미친듯이 춤을 추고 세상은 별 게 없어요, 그런데 왜 나는 자꾸만 살이 찔까요, 를 걱정하는
고등과정 나이가 되었지만
나는 그 아이가 리본으로 변신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가끔 생각한다.
만약 리본이 되었다면 어떨까, 그 리본은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누구와 함께 지내고 있을까를
가끔 생각한다.
무엇이 되고 싶냐고 가끔 물어본다.
세상에서 쥐어주는 대답말고 다른 말이 나오기를 늘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