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보고서

귀한 사람

by 다듬

오며가며 보던 아이, 걸을 만한 때가 되었으나 기어다니는 걸 보니 발달이 더디구나 싶었다.

사람을 알아보며 반갑게 고개를 꾸벅이고 손도 흔들어서 인사를 하며 지내다가 그러다가 수업을 시작하였다.


희귀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전언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드물다' 말고 '귀하다' 라는 말에만 집중하자고 보호자와 결의를 다졌다.

누구보다도 반짝이는 인지능력이 있다고 굳게 믿었다.

비록 전반적인 발달이 늦은 아이지만 게다가 몹시 예민하고 감정이 유약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억과 경험에 대한 반응이 그 누구보다도 훌륭했다.

제한적인 발화, 실은 발성에서마저도 몹시 더딘 상황이었기에 나는 너를 이해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일은 유일하게 세상을 향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출구였을수도 있다.

주고받는 형태의 놀이들이 가능해졌고, 음성에 따라 적절한 놀이배치와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너는 그렇게 커가고 있었다.

걷게 되었고, 손을 쭉 뻗어 어설프게나마 장난감을 골라내었다.

동물이나 자동차, 기차 소리들을 흉내내고 동일한 음절을 발화한다.

단어의 첫자음소리를 과감하게 지르고 있다.


그런데 이별이란다.

너는 현재 복합적으로 많은 경험을 할수록 더욱 좋기에 시설좋고 저렴하여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보내주는 게 당연하다.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으니 그것들을 더욱 길게 단단하게 쌓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준비되어있다. 어린이집에 가서 또래들과 부대일 충분한 근거가 있으니 너는 조금씩 보육시설에 적응해가고 어머님은 좀 쉬실 수 있기를 제언한다.


누구와 헤어지는 일은 늘 어렵다.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늘 하던 인사를 하며 서로를 보낸다.

내일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처럼...수고하셨어요, 늘 고맙습니다.

얼른 가서 체육수업 잘 받고 밥도 잘 먹어요.

또 햇살처럼 웃는 너를 마주할 날이 오리라고 믿으며 안녕.


기도문(누구 들어주는 이 없지만)장애를 가진 아이가 제발 초초초부자집에서만 태어날 수 있기를 그리하여 그 아이 발달기에 충분한 치료와 도움을 받고 훗날 자라서도 무엇이든 사회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정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세상에 온 아이들이 돈 때문에 틔울 수 있는 싹을 그냥 싹에서 낡아가지 않도록 쑥쑥 자라나서 최소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부자집에서만 장애아는 태어나도록 꼭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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