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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Aug 29. 2020

진정한 에코슈머는 무엇일까?

    

부제/ 친환경 식탁을 위한 선택



에코 마크가 보편화된 지 10년이 넘었다. 이 마크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시어머님의 암 투병이다.

어머님의 암 수술 후 제일 먼저 바꾸어 드린 것이 옷이었다.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옷이 피부에 직접 닿으면 발진이 생겼다. 순면을 입으시니 괜찮아지셨다.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친환경에 지식이 생겼다. 항생제를 먹이지 않은 육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야채, 유전자 변형되지 않은 제품으로 바뀌었다. 시어님은 췌장암 4기셨다.  수술을 하셔도 6개월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수술을 안 할 수는 없었다. 수술로 최대한 암세포를 제거하고 방사선 치료를 하셨다. 수술한 시어머님은 몸무게가 20kg 정도 줄어드셨다. 어머님께서는 방사선 치료를 받으시고 나면 입이 타는 것처럼 마른다고 하셨다.  차가운 것을 드시고 싶다고 하시는 어머님께 나는 유기농 채소를 이용한 차가운 스푸를 만들어 드렸다. 내가 챙겨 드릴 수 없을 때면 시판 음식을 드셨는데 그때마다 회복력이 떨어지고 구토를 하셨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없는 음식들이 면역이 떨어진 환자들에게는 위험했다. 무심코 먹고 있는 음식 안에 많은 조미료, 감미료들이 우리 몸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후 어머님은 방사선 치료받으러 가시기 전에 내게 전화하셨다

“에미야! 지난번에 해준 것처럼 토마토 차갑게 갔다가 줄래. 그거 먹으면 힘 난다.”

나는 어머니 전화를 받으면 유기농 마트에서 장 본 토마토를 삶았다. 껍질을 제거하고 얇게 썰어서 냉장고에서 차갑게 만들었다. 차가워진 토마토에 레몬에 볶은 소금과 저온에서 압축한 신선한 올리브유를 드레싱 해서 도시락을 쌓았다. 항암주사를 다 맞으신 어머니는 내 손에 든 도시락이 반가우신지 내게는 눈도 안 맞추고 토마토를 드셨다. 그래도 회복력이 떨어져 힘들어하신 어머님을 보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철저하게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간호해 드렸다. 6개월 정도라고 했던 어머님의 시간은 3년으로 늘어났다. 일상생활하시는데도 큰 문제가 없으셔서 안심이 되었다.

딸아이가 고3 수험생이 되면서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다.  어머니께서는 고3 손녀가 걱정되셨는지 자꾸 오지 말라 하셨다. 그래서 어머니 집 근처 유기농 마트를 알려드리고 그동안 만들었던 식단 리스트를 알려 드렸다. 어머니께는 안부 전화를 드릴 때마다 잘 드시고 계신다고 걱정 말라고 하셨다. 그 말씀에 안심했다. 나는 딸아이에게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월, 어머님 댁에 갔다. 거실에 들어섰는데 병원 침대가 있었다. 그동안 상태가 안 좋아진 것을 말씀하지 않으셨던 거였다. 기운 하나도 없이 침상에 누워 계셨다.  어머님의 상태에 놀라서 아버님에게 그동안 어떻게 드셨는지 물어보았다.  유기농 마트에서 장보기가 부담스러우셔서 예전 방식으로 장을 보셨다고 하셨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재래시장에서 산 두부, 된장, 고기, 야채로 채워져 있었다. 사실 유기농 마트 재료들이 일반 시장에서 보는 것보다 2배 정도는 비싸다. 그래도 사람 목숨보다 비싼 것이 있느냐! 한탄스러웠다.

어머니께서는 그 뒤로 일상생활로 돌아오지 못하셨다.  6개월이라는 시한 선고를 받고도 이어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 온 정성이 몇 달 만에 무너졌다. 그 허망한 시간이 내 가족에게는 교훈이 되었다.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먹거리가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는 궁금했다. 공들였던 건강을 무너뜨린 재래시장의 먹거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먹거리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눔 문화> GMO 유전자 조작 식품의 진실을 알리는 비영리 사회운동 단체를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 여는 강의와 캠페인을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를 무너뜨린 재래시장들에 유통되고 있는 두부, 쌀에 GMO의 그림자였으리라

생각했다. 유전자 변형으로 만들어진 두부, 농약과 제초제로 범벅된 야채들이었을 것이다.

GMO는 토마토에 넙치의 유전자를 넣어 무르지 않은 토마토를 만든다. 개구리 유전자 콩, 뱀과 원숭이의 유전자를 가진 옥수 수류 생산한다. 그 덕분에 생산량은 2~3배 증가한다.  GMO 유전자 조작 생물은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몬산터’ 기업의 대변인의 말을 이렇다.

“우리의 관심은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다. 안전 보장은 의학의 임무이다”

GMO 식품 산업은 인간을 그저 상품을 소비하는 기계로 생각한다.


 미국의 자연건강재단 리마레 이보우 의사에 말에 의하면 이렇다.

“GMO 유전자 조작 식물을 먹으면 곤충과 동물, 그리고 사람의 유전자도 변한다. 그 변화는 영구적이다.”

GMO 수입된 지 20년이 되어 간다. 어렸을 때부터 GMO를 섭취한 세대가 20~30대가 된 지금, 온갖 불치병이 급증하고 있다. GMO 콩과 옥수수 대부분에 사용되는 제초제 글리포세이트는 생식기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현재 부부 5쌍 중 1쌍이 불임이며 기형아 출산은 16년 동안 50%가 증가했다. 그밖에도 한국은 자폐증 발명률 1위. 대장암 1위, 당뇨병 사망 OECD 1위, 유방암 증가율 1위, 7년간 성조숙증 여아 27배 증가 등 경악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안전성 실험 조차 진행한 적이 없다.  

보건 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01년 9.998명에서 현재 2만 8050만 명의 20-30대 신규 암 환자 증가 추세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세대의 암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미래를 담보로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GMO 식품 섭취는 심각한 문제이다. GMO, 콩으로 만든 두부 안에 개구리의 유전도 먹는 것이다.

GMO는 많이 먹겠다는 인간의 식탐과 많이 팔겠다는 기업의 욕심이 만들어진 화려한 장터이다.

이런 우리의 먹거리는 우리 자신되어 병들고 있다. 대사증후군처럼 병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육류 섭취가 증가되고, 유전자 변형된 생물로 만든 식품으로 알 수 없는 희귀 병들이 생겼다.

암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감기처럼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식용 GMO 수입 1위이다. 세계 최초로 주식을 GMO로 차려지고 있다는 뜻이다.

2020년 지금도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GMO을 모른다.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도 모른다.

비싸다는 이유로 유기농을 사지 않는다. 나 역시 어머님이 아니었다면 내 식탁도 GMO로 채웠을 것이다.  


나는 작은 프랑스 음식점을 운영한다.

식당에서도 나는 친환경, 동물복지, none -GMO 식 재료를 쓴다. 물론 원가가 상승한다.

어떤 메뉴는 팔아도 손해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다.

2017년 살충제 달걀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주식처럼 쓰이는 달걀이 살충제 덩어리였다니 충격이었다.

왜 살충제를 달걀에 뿌릴 수밖에 없었을까?  

움직일 수 없는 공장형 케이지에 닭은 진드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 진드기는 알에도 전파된다.

그 진드기를 죽이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닭을 사육할 때만 생기는 문제는 아니다.

축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하게 위해서 동물들을 사육할 때 폐쇄형 케이지에 분료가 쌓이고 햇빛도 들지 않는 곳에서 키워진다. 이런 환경 속에서 키워진 소, 돼지, 닭은 전염병과 스트레스로 항생제를 달고 살아야 한다. 우리는 항생제 고기를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에게도 복지가 필요하다. 쾌적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움직일 수 활동 범위를 주는 환경에서 키워지는 동물 복지 인증제가 도입되었다.  살충제 검출된 달걀 이후에 가격이 올라도 구매 의향이 있다고 발표된 후

농가와 축산도 구매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2017년 이후 꾸준히 동물 복지 인증 제를 도입하는 농가가 축산이 70.1%로 늘어났다.


유기농으로 키워진 농산물을 먹는 것 당연하게 인식되고, 동물 복지로 키워 낸 축산물을 먹는 것이 당연해지고, 유전자 변형되지 않는 먹거리를 먹는 것 당연해지면 공급자들도 소비자들에게 욕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 유통의 먹거리를 바꿀 수 있는 것 우리, 소비자들뿐이다.

검색 창에 검색하면 맛 집, 먹 방 투어로 가득하다. 맛에 대해서는 초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먹거리가 어떻게 유통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먹거리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 식탁이 만든 내 몸부터 친환경이 되길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 깐깐한 친환경 물품 구매자가 되어야 한다. 자연의 모습을 닮은 벌레 먹고 못생긴 야채, 마블링이 없는 고기들이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구조를 만드는 에코 슈머가 많아지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2020년 서울국제도서전 <xyz:얽힘>에 참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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