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은 마음을 가꾸는 정원이다. 아름다운 정원은 짙은 녹음에 정원수, 꽃나무, 이름 모를 들풀, 잔잔하고 앙증맞은 꽃들이 어우러진다. 매일 차려지는 식탁은 정원처럼 감정에 나무, 꽃, 풀로 채워지듯이 다양한 감정이 아름답게 어우러져야 한다. 짙은 녹색의 정원수처럼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스튜, 봄에 첫 수확한 딸기로 만든 꽃
같은 샐러드, 들풀처럼 평범하지만 향과 맛이 담긴 루꼴라 넣은 오일 파스타로 감정 식탁을 차린다.
30년이 지났어도 새벽에 커피 향은 열여섯 살에 느꼈던 감정을 불러온다. 음식은 육체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 것 같다. 음식을 보고 추억에 메이기도 하고, 감정에 메이기도 한다. 우울하고, 화나고, 기쁘고, 슬프고, 숨 쉬는 것처럼 감정이 호흡한다. 호흡하는 감정에 우리는 식탁을 차린다. 화가 나고 짜증 나면 맵고 시원한 것을 찾고, 우울할 때는 혀가 놀랄 정도에 단맛을 찾는다. 감정에 비추어 음식을 찾는다. 육체적 배고픔을 넘어 감정을 내어 보내기 위한 식탁을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