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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회계사 Jun 28. 2018

가격 할인과 덤, 무엇이 더 유리할까?

원가 기획과 비용 절감

❶ 

가격할인과 덤


대형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해보면 가격할인을 하는 경우도 있고 몇 개 이상 물건을 사면 한 개 더 주는 덤 행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이 유리할까? 

세트당 판매가가 1000원, 세트당 원가는 변동비 800원이라는 전제하에, 제품 1000세트를 주문하면 100세트를 덤으로 주는 ‘방안1’과 10퍼센트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안2’를 비교해보자.


•방안1: 1,000세트 주문에 원가 8만 원의 제품 100세트를 덤으로 준다면 회사의 비용은 8만 원(=100세트×800원)이 늘어날 것이므로 이익도 8만원이 줄게 든다.                      


•방안2: 10퍼센트를 할인해주는 것은 10퍼센트만큼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1000원씩 1000세트면 총 100만 원의 매출이므로 이중 10퍼센트인 10만 원의 이익이 감소하는 것이다.                      


결국 100세트를 무료로 주는 것은 이익이 8만원 감소하고 10%를 할인해주는 것은 10만 원의 이익이 감소한다. 또한 한 번 인하된 가격을 나중에 다시 올리려 하면 고객으로부터 가격저항을 받을 수 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변동비였던 것도 고정비로 바뀌면서 고정비 비중이 커진다. 이런 ‘고정비형 기업’은 고정비를 뛰어넘는 매출을 올려야 한다. 이 경우 크게 돈 들이지 않고 고객에게 뭔가 덤으로 줄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식당은 고기가 다 떨어질 때쯤 고기를 무료로 제공하여 추가로 술을 주문하도록 유도한다. 술 판매 이익이 무료로 증정한 고기원가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❷ 

마트에 입점한 정육점이 

안 팔리기를’ 원한 이유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대형 마트에 쇼핑을 갔다. 점심때도 다가오고 해서 시식코너를 돌아보고 있었는데, 유난히 육류코너에서 시식이 많이 진행되고 있었다. 양념LA갈비 코너에서는 60퍼센트를 할인하는 파격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2만 5000원 짜리를 1만 원에 팔고 있었다.

우리가 시식을 하고 있는데 판매점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이렇게 팔면 진짜 안 되는데 어쩔 수없이 파는 겁니다.”

“왜 이렇게 싸게 파는데요?”

“마트 측에서 이미 가격을 이렇게 지정해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대부분 대형 마트의 정육코너는 수수료 매장이다. 즉, 마트는 임대만 주고 매출의 일정 수수료를 받는 임대형태다. 그런데 수수료 매장의 육류가격을 마트에서 지정해버리니 정육점 사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싸게 팔고 있는 것이었다.


맛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 갈비 한 팩을 사 들고 나왔는데, 한편으로는 찜찜한 면이 있었다.

‘1만 원에 팔 수 있는 것을 2만 5000원에 팔고 있었다면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었단 말인가?’

수수료 매장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대형할인점에서 임대료 명목으로 매출의 40~50퍼센트를 가져가니 자신들도 먹고살려면 비싸게 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또한 행사를 한다고 대형할인점에서 가격을 낮춰버리니 사실 수수료 매장의 마진으로 행사를 하게 되는 셈이라 팔아도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시식코너에서 시식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한다. 팔아도 남지 않으니 많이 팔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행사 때는 많이 팔지 않고 행사가 없을 때 판매하는 편이 이익이라는 뜻이다.

혼다USA는 협력업체와 함께하는 BP운동을 전개하여 획기적인 원가 혁신을 달성하고 있다. 혼다는 협력업체와 긴밀한 협조하에 생산성 48퍼센트 향상, 원가 26퍼센트 절감이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BP는 최상의 성과(Best Practices), 최상의 생산성(Best Productivity), 최상의 협력관계(Best Partners) 달성을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협력업체와 긴밀한 협조하에 제품의 품질과 원가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간다.

포스코가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을 시작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을 중요하게 평가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협력업체인 중소기업들이 내놓은 원가 절감 효과를 이들 기업과 나누는 베네핏 셰어링(Benefit Sharing) 제도에서부터 협력사와의 임금격차 좁히기에도 나서는 등 중소 협력사를 품으며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중소 협력사를 만나보면 대기업에 줄 만한 아이디어들이 있는데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올해 100이라는 비용 절감 아이디어를 가져가면 내년에는 그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을 쪼개 매년 20정도만 주고 나머지는 나중을 위해서 남겨두고 있었던 것이다. 협력사와 거래처 모두 나의 파트너다. 그들과 함께 원가혁신을 해나가야 원가 절감을 이룰 수 있다.




❸ 

난방비를 아낄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이유는?


S회사에 회계감사를 나갔더니 일을 하기 힘들 정도로 추웠다. 거의 오후 내내 너무 추워서 코트까지 껴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느라 업무 진행이 힘들 지경이었다. 퇴근시간이 될 무렵 회사 경리담당자가 나에게 넌지시 물었다.

“너무 춥죠?”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네. 따뜻한 제주에 있다가 서울에 와서 그런가? 진짜 춥네요.”

“그게 아니라 난방장치가 꺼져 있어서 그래요. 저희도 추워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왜 난방장치를 꺼놓았는데요?”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어요. 작년에 비해 매출이 떨어졌다고 5퍼센트 비용 절감을 하래요. 그래서 시설과에서 난방을 꺼버렸어요.”

추워서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해보았지만, 시설과도 연료비가 절감되지 않으면 자신들이 질책을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난방장치를꺼놓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100명도 넘는 직원들이 연료비 때문에 1시간을 손해 본다면 그로 인한 인건비 낭비는 얼마나 심하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다른 직원 이야기를 들어보니 문제는 또 있었다.

“개인들이 전기난로를 구입해서 쓰다 보니 전기세가 600만 원이나 더 나왔어요.”

추위를 견디지 못한 직원들이 개인용 히터를 구입해서 회사 전기를 쓰다 보니 다른 곳에서 비용이 증가해버린 것이다. 이를 위에 보고하면 전기난로도 못 쓰게 할까봐 쉬쉬 하고 있었다. 회사에 대한불만은 커지고 비용은 절감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효과적인 원가관리를 위해서는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어느 한 곳에서의 원가를 다른 곳에 전가하고도 원가 절감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구매부서에서 싼 원재료를 구입했다 하더라도 질 낮은 원재료 때문에 가공시간이 늘어나 노무비와 경비가 증가한다면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 것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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