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편
한때는 돈이 전부인 줄 알았다.
돈이 많으면 불안이 줄어들고
돈이 있으면 가족이 행복해질 거라 믿었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숫자에 집착했다.
가계부를 쓰고,투자 수익률을 계산하고,
늘 '얼마를 더 모았는가'를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했다.
하지만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깨달았다.
돈은 삶의 지탱해주는 수단이지, 방향은 아니라는 것을
그 후로 나는 자산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얼마를 벌었나'보다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가족의 안정, 아이들의 미래, 그리고 우리 부부의 노후와 꿈-
이 모든 걸 함께 품을 수 있는 돈의 길을 설계하고 싶다.
예전엔 오로지 수익률만 보던 투자에서
이제는 '나답게 쓸 수 있는 돈'을 만드는게 목표가
되었다.
배당이 나오는 ETF, 꾸준히 불어나는 채권
그리고 조금은 위험하지만 설레는 코인까지-
내 자산의 흐름 속에 이제 '이유'가 생겼다.
내 돈의 일부는
매달 아이들의 학비로, 가족의 소소한 여행비로,
그리고 나의 글쓰기에 투자된다.
그렇게 돈이 숫자에서 의미로 변하는 과정을 보고 있다.
돈이 주는 안정감도 좋지만
이제는 '돈이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방향이 바로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두 번째 인생의 나침반이 되기 때문인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가계부를 적는다.
이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의 삶을 설계하는 지도이기 때문이다.